레버 유전 시신경병증
레버 유전 시신경병증 (Leber's hereditary optic neuropathy; LHON) 은 150년 전부터 알려진 유전 시신경병증이다.
역학
영국 북동부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이 질환에 의한 시력 저하의 유병률은 3.22/100,000명, 사립체 DNA 점 돌연변이의 유병률은 11.82/100,000명 이다. 호주에서는 65세 이하 실명 환자의 약 2%, 원인 불명의 두 눈 실명 환자의 11% 를 차지한다.
주로 15~35세 남자에서 발생하지만 여자에서도 생기고, 2세부터 80세까지 발병 연령이 다양하다. 대부분 두 눈을 침범하고, 평균 1.8~2.5개월의 시간 차이를 두고 생기나 동시에 발병하기도 한다. 동시에 발병한 경우에는 먼저 발생한 시력 저하를 환자가 인식하지 못한 경우도 포함된다. 가족력의 빈도는 보고에 따라 다양하다.
원인
사립체 DNA 돌연변이가 11778, 3460, 14484 장소에 있는 것을 '일차'라고 하는데, 흔히 발생하며 이 곳의 돌연변이만으로 레베르 유전 시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3635, 4171, 4640, 5244, 7444, 9101, 8704, 10663, 11253, 13528, 14482, 14495, 14568에 있는 것도 흔하지는 않지만 일차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의 장소에 돌연변이가 있는 것을 '이차'라고 하는데, 그 자체만으로는 질환을 일으키지 않는다. 두 개의 사립체 DNA 돌연변이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가족도 잇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가지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보다 증상이 더 심하지는 않다.
임상 소견
- 시력 저하 : 한쪽 눈에 동통 없이 중심시력 저하가 오며 몇 주일 혹은 몇 달 후 반대쪽 눈에도 시력 저하가 오나 양쪽 눈에 동시에 오는 경우도 있다. MRI 검사 상 시신경교차에서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시력 저하가 진행되는 기간은 매우 다양하며, 시력이 점차 나빠져서 대부분 0.1 이하가 되나 동공의 대광 반사는 시력에 비해서 비교적 좋다.
- 시야 변화 : 시야 변화로는 중심 20~30˚에 이르는 중심 암점이 있고 때로 양이측 반맹도 있다. 증상이 없는 반대편 눈에서도 경미한 시야 변화가 발견된다.
- 안저 소견 : 유두 주위 혈관 확장성 미세혈관병증 (circumpapillary telangiectatic microangiopathy), 유두의 충혈, 출혈, 유두주위 신경섬유층의 부종, 황반 부종, 삼출물 등이 있으며 망막 혈관이 팽창하고 구불구불해진다.
비수술적 치료
시신경의 기능을 회복시킬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사립체 대사에 관계된 약제들이 시도되는데, 신경절 세포의 ATP 형성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립체의 지질 과산화 (lipid peroxidation) 를 방지하고 항산화 기능이 있는 coenzyme Q10, idebenone, EPI-743, L-carnitine, succinate, dichloroacetate, 비타민 K1, K3, C, B2, E 로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효과는 미지수이다.
유전자 치료로서 정상적으로 인코딩된 사립체 DNA를 합성하고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세포계에 주입하는 방법, heteroplasmic 사립체 DNA 질환인 경우 변이된 DNA만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돌연변이에 특이적인 제한 핵산 내부 가수분해 효소 (endonuclease) 로 치환하는 방법, 이미 알고 있는 점 돌연변이를 지닌 모체의 세포질을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세포질로 치환하는 방법 등이 시도되고 있다. 이 외에도 활성 산소 농도를 낮춘다고 알려진 17β-estradiol 같은 에스트로겐 유사 물질들이 시도되었다. 면역 억제제인 cyclosporine A 는 세포내 칼슘 농도가 상승하여 사립체 매개 세포 자멸사가 일어나는 것을 억제하여 치료제로 시도된 바 있다.
과도한 흡연이나 음주, 유독 가스 및 사립체 독성을 가진 약제 (일부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환경 인자에 노출되는 것을 피한다.
예후
많은 경우 시력이 저절로 좋아진다. 회복 여부는 DNA 점 돌연변이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G11778A 돌연변이 환자의 4%, G3460A 의 22%, T14484C 의 37~50% 에서 치료 없이 시력이 호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