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모세포종

Smile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9월 24일 (금) 01:39 판

망막 모세포종 (retinoblastoma; RB)[1] 은 일반적으로 2세 전후의 소아 눈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악성 종양으로 해외의 보고에 따르면 15,000~20,000명의 출생자 중 한 명 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에서도 출생자 10만명 당 4.99명의 빈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 종양으로 치료가 늦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사망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안구적출술이 도입된 이후 그 사망률은 많이 감소하여 선진국에서는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지만, 저개발국가에서는 여전히 진단과 치료의 지연에 따라 50% 이상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분류

  • 내성장 (endophytic) 망막모세포종 : 망막의 내층에서 기원하여 유리체강 방향으로 자라는 경우를 말한다. 종양의 전반적 윤곽이 쉽게 관찰되며, 가장 흔히 관찰되는 형태이다.
  • 외성장 (exophytic) 망막모세포종 : 망막의 내층에서 기원하여 포도막 방향으로 자라는 경우를 말한다. 종양의 성장과 함께 광범위한 망막 박리가 흔히 동반되며, 이 경우 종양의 전반적 윤곽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 광범위 침윤 (diffuse infiltrating) 망막모세포종 : 종양의 형태를 이루지 않고 망막을 따라 광범위하게 침습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를 말하는데, 그 빈도가 매우 낮다. 망막 특유의 투명함이 없는 회색빛의 두꺼워진 망막 소견을 보이거나 표면을 따라 작은 결절이 관찰되는 정도로만 나타날 수 있다.

자연 경과

치료하지 않으면 안구 내에서 크기가 증가하여, 안구가 파열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자연 호전과 관련한 보고도 있으나 이는 극히 드물다. 전이는 보통 진단 후 첫 12개월 이내에 확인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안구 적출술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생존율 향상에 크게 공헌하였으며, 망막 모세포종을 근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안구를 적출한다는 큰 단점 때문에 이를 대치할 수 있는 좋은 치료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안구 적출술은 망막 모세포종이 안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유리체 침범이 심한 경우나 전망막박리를 동반한 경우에 적용될 수 있다. 양측성으로 발생한 경우에서는 더 심하게 진행한 쪽은 먼저 시행하고 좀 더 경한 눈에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항암 치료를 포함한 보존적 치료의 성과가 향상되면서 이들 치료를 시행하여 경과를 본 후 경과에 따라 안구적출술을 결정하는 방향도 고려되고 있다.
망막 모세포종은 혈행성 파종보다는 시신경을 따라 종양이 파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안구 적출술을 시행할 때는 반드시 수술 시 가능한 길게 시신경을 절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안구에 적어도 10mm 이상의 시신경이 붙어있도록 절단하는 것이 추천된다. 또한 출혈을 피할 목적으로 시신경을 지혈 겸자 등으로 잡거나 압착하는 행위는 피해야 하고, 수술 시 과도하게 안구를 조작하면 종양의 전이 및 확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안구에 최소한의 조작을 가하여 적출하여야 한다. 시신경 절단 시 종양의 시신경 침범이 강력히 의심될 때에는 냉동 절편을 이용한 병리 검사를 시행하여 절단면에서의 종양 세포 유무를 확인하고 치료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화학 요법

최근 화학 요법의 발달과 함께 외부 방사선 치료를 대용하는 일차적인 치료 방법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화학 요법은 이전에 안구 외부로 전이가 있을 때만의 치료법으로 제한되어 있었지만, 90년대 중반부터 보다 광범위한 적용이 시도되면서 최근에는 안구 및 시력을 유지하기 위한 주요한 일차적인 치료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의료진을 포함하여 많은 망막 모세포종 의료진들에 의해 화학 요법을 독립적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화학 요법으로 종양의 크기를 줄인 후(chemoreduction), 다른 국소 요법을 추가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보고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화학 요법에 의한 치료는 아직 안구 적출술을 완전히 대치할 수는 없이 추가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주된 약제는 carboplatin, vincristine, etoposide 등이며, 치료 방침에 따라 일반적으로 6~12회의 치료를 시행한다. 화학 요법은 약제의 전신적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동반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데, carboplatin은 골수 억제, 신부전, 오심, 구토, 홍반성 피진, 발열, 건성, 이명, 간기능 이상, 지각 이상, 고음역 청력 소실, 원형 탈모증, 오한 등을, vincristine은 신경근 장애, 탈모증, 백혈구 감소증, 변비, 다뇨증, 배뇨 곤란, 혈소판 감소증, 고혈압, 혈관외 주사 시 심각한 연부 조직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etoposide는 골수 억제, 간기능 이상, 신장 기능 이상, 구역, 구토, 설사, 변비, 과민 증상, 탈모, 혈압 저하, 발열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예후 (자연 경과)

선진국에서 생존율이 90%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저개발 국가에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의 기회가 낮아서 여전히 50% 이상의 사망률을 보인다는 점에서,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았던 환자들에서 나이가 들면서 골육종 등과 같이 치료가 어려운 이차 악성 조양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

  1. 망막 5판, 2021 (한국 망막 학회, 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