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
필러 (filler) 는 피부나 피하 지방층에 부피가 감소되었거나 부피를 증가할 필요가 있는 부위에 주입하여 채우는 물질로서, 얼굴주변의 부피를 교정하여 기능과 미용 목적으로 쓰인다.
병태 생리
주사형 필러는 피부 속에 일정한 부피를 제공하고 당장은 큰 변화가 없지만 피부 속의 섬유아세포 등을 자극해 서서히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켜 장기적인 연조직 확대의 효과를 기대한다.
이상적인 필러의 조건
오랜 지속성, 비이동성, 시술 효과 재연성, 비동물성, 무통증, 주입 용이성, 합리적인 가격, 보관 용이성, 조직 무독성, 주입 기술의 용이성, 비염증성, 최소한의 부작용, 비 발암성, 생분해성 등을 들 수 있다.
분류
- 콜라겐 : 필러 물질 1세대라고 할 수 있으며, 부피의 팽창 효과보다 조직 구조를 지지하는 성질을 가지며 혈소판 응집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술 후 타박, 혈종과 같은 반응이 적다. 동물성 콜라겐의 경우 생체 내 지속 시간은 2~4개월로 짧으며, 약 3% 정도에서 알러지 반응을 나타낸다고 보고되므로 시술 전 반드시 최소한 2회 이상의 피부 반응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 히알루론산 (hyaluronic acid)
- 칼슘 하이드록실 아파타이트 (calcium hydroxylapatite; CaHA) : Radiesse® (Bioform, Franksville, WI) 은 원래 목 안의 성대를 좁히는 목적으로 승인받은 성분이나 2006년 안면부의 미용 목적으로도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다. pH가 6.8~8.0으로 인체와 달라 주입할 때 통증이 있으므로 시술 전 국소 마취가 필요하며 굵은 바늘을 사용해야 하므로 주변 조직, 혈관과 신경 손상의 위험성이 있따. 지속 기간은 2년 정도이며 단단한 느낌을 주므로 부피 증강에 효과적이다.
- 하이드로겔 (hydrogel)
- PMMA (polymethylmethacrylate) : 현재 유럽에서 사용하는 Artefill®은 3.5%의 동물성 콜라겐 안에 40~50㎛의 직경을 가진 미세구 형태의 PMMA 물질을 넣은 물질로 비교적 효과가 영구적이며 깊은 주름이나 진피하 흉터, 입술 보정에 사용된다. 시술 후 2~3개월 내에 동물성 콜라겐은 분해가 되며 PMMA 구체 주변으로 염증 반응이 유도되기 때문에 영구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드시 진피하층에 주입하여야 하며 너무 표층에 주입할 경우 시술 부위가 울퉁불퉁해 보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 실리콘 오일 : 합성 필러의 첫 세대이나 육아종이나 면역 반응과 관련된 안전상의 이유로 사용이 금지되었다. 액체 실리콘은 주입 장소에서 탐식 작용에 의해 이동할 수 있다. Bioplasque®는 실리콘과 연관된 혼성 중합체로서 미세 입자의 크기와 형태를 디자인하여 흡수를 최소화하고 주입 부위에서 이동을 감소시킨 것이 특징이다. 영구적이나 장기간 경과할 때 만성 염증의 가능성이 있다.
과정 또는 용법
- 마취 : 직접적으로 시술 할 부위에 마취제를 주입하면 필러를 주입할 때 교정량과 결과를 판단하게 어렵기 때문에 국소 신경 차단이나 국소 마취 크림 도포가 적당하다. 콜라겐과 같은 물질은 상품 내에 lidocaine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바로 사용하여도 무방하다.
- 바늘의 선택 : 주름에 적당한 필러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며, 이 물질의 농도에 따라 적절한 굵기의 바늘을 선택야여야 한다. 얇고 미세한 주름의 교정은 30게이지 내지 32게이지 정도가 적당하며 심부 주름이나 반흔, 부피 결손의 교정을 위한 Perlane(R)과 같은 점성이 높은 물질은 27게이지 정도의 굵은 바늘을 사용햐여야 한다.
- 주입 기술
- - 선형 후진 주사법 (linear threading technique)
- - 연속 천자법 (serial puncture technique)
- - 수직 교차 주사법 (cross-hatching technique)
- - 부챗살모양 주사법(fan technique)
주입 도중 조직이 하얗게 변하는 경우 즉시 주입을 멈추고 주입 부위를 마사지 해야 하며 주입이 끝난 후에도 주위 조직과의 조화를 위해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추가 주입 :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 주입이 필요하게 되는데 첫 주입 후 다음 번 주입까지 2주 정도의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Perlane®과 같은 점성이 높은 물질로 심부의 결손을 채운 뒤 그 위에 Restylane(R)이나 Restylane Touch®와 같이 낮은 점성 물질을 overlay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layering 테크닉).
눈 주위의 적응증
시력과 관련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눈 주위의 교정은 반드시 전문적인 해부학적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주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주름 교정과 같은 미용적인 면 외에도 윗눈꺼풀 깊은 고랑과 같은 안와 부피 결손을 교정하거나 눈꺼풀 후퇴, 눈꺼풀 겉말림, 눈꺼풀 속말림 등과 같이 조직의 길이 신장에도 아주 간편하고 유용하게 쓸수 있다.
눈물 도랑, 다크 서클
부작용 및 합병증
반상 출혈과 혈종
콜라겐보다 히알루론산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콜라겐은 혈소판 응집 효과가 있고 히알루론산은 헤파린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합병증은 대개 수 주 내에 사라진다. 하지만 피부 묘기증 (dermographism) 이 있는 환자라면 주사 직후 피부가 국소적으로 많이 부풀어 오르므로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시술 중에 주사 바늘을 자주 바꾸어 주는 것도 무뎌진 바늘에 의한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통증
일반적인 통증 외에 시술 시 갑자기 심하게 예리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그리고 그 부위가 미간이나 코끝, 콧방울 오목 (alar recess) 등 소위 위험 부위에 해당한다면 필러의 혈관 내 주입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시술 뒤 곧 아프기 시작해서 1~2일 내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혈관 폐색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응급 상황이다. 그보다 조금 더 나중에 발생하는 통증은 세균 감염에 의한 경우가 많다.
변색
흔하지는 않지만 필러가 특정 부위에 너무 몰리면서 혈관들이 눌려 하얗게 변할 수 있다. 조금 더 흔한 경우는 필러 시술 후 염증이 발생했다가 아물면서 생기는 과색소 침착이나 멍이 빠지면서 생기는 혈철소 침착이다. 그러므로 필러 시술 시엔 항상 혈관을 주의해야 한다.
틴들 현상 (Tyndall effect)
비교적 최근에 인식되기 시작한 이 현상은 필러 시술 후 그 부위가 간혹 파르스름하게 보이는 상태를 설명해준다. 특히 다크서클 부위, 즉 눈물 도랑에 주입한 경우에 볼 수 있다. 매질이 통과할 때 매질 속에 입자나 혹은 매질 자체에 의해 빛의 일부가 산란되어 빛이 지나가는 통로가 보이는 현상이다.
부족 교정, 과교정
필러를 너무 적게 넣거나 과도하게 많이 넣는 것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부작용이지만 잘못된 위치에 필러를 넣는 것만큼이나 초보 시술자에겐 흔한 일이다. 대부분의 필러들은 과교적을 분명하게 금지하고 있다.
세균 감염
예방하기 위해 시술자와 간호사가 모두 장갑을 착용하고, 시술 부위의 철저한 소독, 환자 얼굴에서 화장을 완전히 제거, 필러 주사기가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등이 중요하다. 하지만 시술 1~2일 이내에 급격하게 진행하는 홍반성 부종과 군집성의 작은 농포들, 그리고 심한 통증은 세균 감염보다는 주사 괴사를 의심하게 한다. 그리고 수 일 이내에 주사 부위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듯한 홍반성 부종이 생기면서 통증보다 소양증이 주로 문제라면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 의심된다.
주사 괴사
주위의 다른 혈관으로부터는 혈액 공급이 없는 소위 말단 동맥들에서 이런 문제들이 잘 발생한다. 발생할 경우 예후를 결정하는 것은 혈관 내부가 막힌 것인지 아니면 외부에서 압박해서 폐색된 것인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일단 혈관 내부가 막히면 색전증이나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성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심한 피부 괴사까지 가는 경우가 매우 많다.
위험 부위에선 많은 양을 한번에 주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량을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 주사하는 것이 낫다. 좁은 공간 또는 단단한 조직에 필러를 너무 과다하게 넣는 것도 위험하다. 위험 부위에선 주사 직전에 피스톤을 뒤로 당겨 음압을 걸어보는 것이 혈관 내로 주사 바늘이 위치하는 것을 방지하는 좋은 요령이다. 혈관이 막혔다는 생각이 들면 히알루론산 필러는 가급적 hyaluronidase로 녹이고 다른 필러는 18G 바늘로 구멍을 내서 짜내도록 한다. 색전증에 의한 망막 동맥 폐쇄가 의심되면 응급 처치를 해야 한다.
색전증과 망막 동맥 폐쇄
색전증은 혈관 내로 들어간 필러 물질이 혈관을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가 혈관을 막는 것으로 그 근위부가 울혈되면서 그물 모양의 홍반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원위부는 심할 경우 허혈되면서 괴사가 진행될 수 있다. 이마나 코에서 주입된 필러가 눈꺼풀에 병변을 일으키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는 혈관으로 들어온 필러가 가까운 분지인 안쪽 눈꺼풀 동맥(medial palpebral artery)을 타고 눈꺼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안쪽 눈꺼풀 동맥은 윗눈꺼풀 동맥과 아랫눈꺼풀 동맥으로 나뉘어서 각각 주행한다. 그리고 만약 좀 더 강한 힘으로 필러가 밀려 내려간다면 앞벌집 동맥이나 뒤벌집 동맥으로 들어가고, 안와위 동맥까지 침범될 수도 있고 최종적으로는 중심 망막 동맥에 이르러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미간 쪽에서는 필러의 혈관 내 주입은 주사 괴사 뿐만 아니라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혈관 내 주입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위험 부위에서는 가급적 음압 검사 후에 주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혈관에 평행한 방향으로 주입하는 것보다는 혈관에 어느 정도 각도로, 예를 들어 수직 방향으로 주입하는 것이 주사 바늘이 혈관 내부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 좋은 요령이다. 강한 힘으로 한번에 푹 밀어 넣는 형태의 주사 방법은 위험하고 천천히 주입하는 것이 요령이다. 아울러 주사 바늘보다 캐뉼라가 혈관 손상이나 혈관내 주입의 가능성을 확실히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