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맥락막 위축
범맥락막 위축 (choroideremia)[1] 은 맥락막(choroid)의 부재(eremia=absence)를 의미한다. 색소상피 맥락막 이상증 (tapetochoroidal dystrophy) 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할 것 같은 질환으로 심한 망막 전위도의 감소와 함께 야맹, 주변 시야의 소실을 특징으로 한다.
유전
성염색체 열성 유전하므로 남성 이환자는 전형적인 임상 증상을 발현하지만 여성 보인자는 외견상은 건강하지만 안저에는 경도의 이상이 발현한다. 대결손이 있는 범맥락막 위축 환자의 유전학적 연구에서 유전자는 X염색체(특히 Xq21)의 장완의 RAP escort protein-1 (REP-1) 유전자 이상이 확인되었고, 또한 부수적으로 미세 결손을 가진 환자의 연구에서 여덟 개의 중복된 보체성 DNA 순체가 바로 이 염색체 지역에서 분리되었다. 이에 상응하는 유전자는 망막, 맥락막, 그리고 망막 색소상피에서 표현된다.
범맥락막 위축 유전자는 Xq2*2에 위치하며, 이와 연관된 유전자인 범맥락막 위축양 유전자(CHM-like gene)은 상염색체 1q에 위치하고 있다.
여성 보인자 (female carrier)
이 질환의 여성 보인자는 독특한 망막 변화를 보인다. 즉, 망막 주변부 및 황반부에 망막 색소상피의 얼룩덜룩한 색소 소실과 거칠게 보이는 색소 침착이 보이나 골소체 모양이 아니고 과립상 색소 또는 심지어 색소 덩어리로 나타난다. 망막 혈관이나 시신경 유두에는 이상이 없다. 이는 이환된 남성의 초기 증세와 비슷하지만, 보인자는 전형적으로 정상 시력 및 정말 암순응 막대세포 역치를 보여주는 2상성 곡선을 나타낸다. X염색체 반성 유전형 망막 색소변성의 보인자와는 달리 일부에서 ERG의 감소가 보고된 바 있지만 대개 정상 소견을 보인다. FA 상 과립상의 과형광이 망막 주변부 및 후극부에 넓게 존재하지만 배경 형광은 정상이다. 일반적으로 보인자는 비진행성으로 알고 있지만, 심한 기능적 결손과 FA 상 이상을 가진 보인자들도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드문 증례를 여성 mosaicism의 Lyon 가설(X염색체 불활성화 가설)로 설명한다. 여성에서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는 대부분 잘못된 성염색체의 불활성화로 인한 것이다. 예외적인 경우 동형 접합 또는 성염색체와 상염색체의 전위로 인해 범맥락막 위축 유전자가 분열된 경우 여성에서 이 질환이 발현되기도 한다.
병태 생리
범맥락막 위축 및 범맥락막 위축양 유전자는 각각 Rab escort protein-1 (REP-1) 및 -2를 발현하며, 이는 전사 후 지질화(prenylation) 및 Rab GTP 결합 단백질의 세포내 이동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맥락막과 신경 망막에서 Rab 단백질의 전사 후 지질화의 장애로 인해 맥락막의 변성이 유발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증상
대개 10세 이전에, 주로 야맹으로 나타난다. 진행과 함께 윤상 암점과 주변 시야 협착이 일어난다. 사춘기 이후에 이들 증상이 현저해지며, 시력은 비교적 오랫동안 보존되지만 40~50세 이후에는 점차 저하되어 50세를 넘기면 고도의 시각 장애를 초래한다.
임상 소견
- 초기 : 이환된 소년기의 특징적 안저 소견으로 후극부와 적도부의 여기저기에 망막 색소상피층의 위축과 과립상 색소가 보이며, 과립상 색소 아래의 맥락막은 검안경적으로 정상이지만, 형광안저혈관조영 상 맥락막 모세혈관 및 맥락막 대혈관의 군데군데 소실을 볼 수 있다. 정상 시력, 거의 정상 시야 및 약간 증가된 암순응 역치를 나타낸다. 그러나 ERG에서 특히 막대 세포 성분의 진폭은 감소하며, b파의 잠복기가 연장된다.
- 중기 : 망막 색소상피와 함께 맥락막 혈관의 위축이 망막 중간 주변부에서 시작하여 점차 후극부를 향해서 진행하는 성인기를 말한다. 색소상피가 망막 중간 주변부에서 군데군데 소실이 시작되어, 서로 합쳐지면서 중심으로 진행하여 마지막으로 황반이 침범된다. 망막 색소상피 위축 때문에 맥락막 모세혈관은 부분적으로 소실하고, 또한 맥락막 대혈관도 부분적으로 소실이 일어나 공막이 노출되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결국 광범위한 맥락막 위축과 초기부터 보이던 것보다 거칠고 큰 응집된 색소가 위축부의 곳곳에 보이지만, 주변부와 적도부에 비하여 후극부 특히 황반부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보존되므로 비교적 좋은 시력이 후기까지 보존된다. 암순응 역치가 더욱 증가되어 1상성 곡선이 되고, 망막 전위도는 기록되지 않으며, 시야가 위축된다. 그러나 시신경 유두 및 망막 혈관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
- 후기 : 맥락막 변성이 더욱 진행하여, 황반을 제외한 망막 전체가 특징적인 안저 소견인 공막의 광범위한 황백색 반사가 보인다. 시신경 유두와 망막 혈관은 병이 진행해도 정상으로 유지되지만 결국 말기에서는 위축 또는 협쇄화한다. 이 때의 망막은 뇌회형 맥락망막 위축과 비슷하여 두 질환을 구별하기 어렵게 된다. 60세 이상의 경우 중심 시력이 거의 없다.
감별 진단
- 전형적인 망막 색소변성 : 맥락막 위축은 보이지 않는다.
- 뇌회형 맥락망막 위축 : 고도 근시, 후낭하 백내장 및 고 ornithine 혈증이 보이며 상염색체 열성 유전이 특징이다.
치료
재조합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adeno-associated virus) 벡터를 이용한 치료에 관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일부 결과가 보고되었다. 2014년에 보고된 6명의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 연구에서는 치료 6개월 후 평균 3.8 글자수의 시력 호전 및 2.3dB의 망막 감도의 증가를 보였다. 3.5년 추적 관찰 결과 2명의 환자에서는 치료 전과 비교할 때 21, 18글자의 호전된 시력을 보였으며, 1명은 유지 1명은 3글자의 시력 감소를 보여, 6명 중 4명에서 3.5년간 시력이 호전 또는 유지 소견을 보였다[2].
예후
이 질환에서는 임상적 표현은 가계 간과 가계 내에서 다양함이 알려져 있다. 범맥락막 위축의 자연적인 경과가 아직도 조사 중에 있으며, 특정 유전자의 결손과 임상 양상의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더 연구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