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망막 괴사
급성 망막 괴사 (acute retinal necrosis; ARN)[1]
역사
1971년 Urayama 등이 급속히 진행하는 망막 괴사, 유리체염, 망막동맥염, 맥락막염, 후기의 열공 망막 박리를 보이는 6 증례를 발표한 이래 1978년에 Young과 Bird가 양안성 급성 망막 괴사 증후군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러나 이 질병이 반드시 양안을 침범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현재는 '급성 망막 괴사'로 통용되고 있다.
1994년에 American Uveitis Society 에서는 임상 소견을 바탕으로 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주변부 망막에 하나 이상의 경계가 분명한 망막 괴사
- 치료하지 않을 경우 급속히 진행하는 병변
- 측면으로의 확산
- 폐쇄성 소동맥 혈관병증
- 심한 유리체와 전방의 염증반응
시신경병증, 시신경위축, 공막염, 안구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되지만 위의 5가지 소견이 모두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necrotizing herpetic retinopathy' 라고 명명한다.
역학
인종이나 성별에 관계 없이 어느 연령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면역 기능이 건강한 사람에서 발생하나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무증상의 세포성 면역 기능 저하를 나타내며 특히 피부 anergy를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20대와 50대의 두 개의 호발 연령군을 가진다. 인체 백혈구 항원(HLA)과의 연관도 알려져 있는데, HLA-DQw7, Bw62, DR4 등이 관련이 있으며, 일본에서는 HLA-Aw33, B44, DRw6 등이 알려져 있다. HLA-DR9의 경우 심한 경과를 취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원인균의 종류에 따라 발병 연령에 차이가 있다고 알려졌는데, Van Gelder 등에 의하면 평균 발병 연령이 단순포진 바이러스 2형은 24.3세, 1형은 44.3세,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52.4세라고 보고하였다. 또한 미국에 비해 일본에서는 단순포진 바이러스 2형이 많다고 알려져 있고, 1형의 경우 뇌염이나 수막염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
1982년 Culbertson 등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원인이라고 보고한 이후 바이러스 배양, 면역세포화학적 검사, 망막 생검, 안내 항체 및 중합효소 반응 검사 등에 의해 헤르페스 계통의 바이러스에 의한 망막의 감염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알려진 원인균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대부분이며, 그 외에도 단순포진 바이러스 1형과 2형, 거대세포 바이러스, Epstein-Barr 바이러스 등이다.
증상
초기에는 불편감, 충혈, 광시증, 안구주위 통증, 비문증 등을 호소한다.
임상 소견
초기에는 앞포도막염과 더불어 상공막염, 공막염이 나타나며, 육아종성 혹은 별 모양의 각막 후면 침착물을 보이기도 한다. 1~2일 후에 망막 주변부에 여러 개의 경계가 분명한 황백색 망막 병변이 나타난다. 혈관염은 혈관초나 혈관 주위의 망막 출혈로 나타나며 망막 출혈은 경한 편이다. 혈관 폐쇄는 주로 정맥보다는 동맥에 나타나며 시력 예후와 관계가 있다.[line]수 주 후에 망막 괴사가 융합되고 주위로 확산되면서 후극부 방향으로 진행한다. 보통 황반부를 침범하지는 않지만 침범했다고 해서 진단에서 지외되는 것은 아니다. 병변이 있는 망막과 건강한 망막은 비교적 경계가 분명하다. 유리체 염증은 망막 괴사가 진행함에 따라 더욱 심해지며 유리체 혼탁으로 망막을 관찰하기가 어려워진다.[line]안구내 염증이나 허혈 시신경병증으로 인해 유두 부종이 생기는데, 이 경우에는 급격하고 심한 시력 장애가 생긴다. Sergott 등은 망막 소견과 맞지 않는 구심성 동공 장애, 망막 소견과 시력 및 시야의 불량한 상관 관계, 24~36시간 이내에 망막의 변화 없이 갑자기 시력이 0.2 이하로 저하된 경우에는 시신경병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하였다.[line]활동성 병변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6~12주 지속되며, 회복 후에는 망막이 얇아지고, 망막 색소상피의 위축 혹은 증식이 나타나고, 병변의 가장자리에 색소 침착이 나타난다. 열공 망막 박리는 흔한 합병증으로 50~75%에서 생기고, 대개 발병 1~2개월 후에 나타나며, 병변의 가장자리와 정상 망막의 경계부에서 열공이 발생하는데 이는 망막 괴사와 이차적인 증식 유리체망막병증에 의한 것이다. 병이 진행하여 유리체 혼탁이 기질화되고 증식 유리체망막병증이 바생하면 견인 망막 박리가 일어나기도 한다. 반대편 눈의 발병은 36%의 환자에서 6주 이내에 나타나며 드물게는 수십년 후에도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조직병리
적출된 안구의 조직 소견은 망막 괴사, 출혈, 유리체 찌꺼기 등이 나타난다. 망막 괴사는 전층에 걸쳐 나타나며 망막 전충의 세포 및 색소상피에서 호산성 핵봉입체가 관찰되는데, 이는 질병이 헤르페스 감염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이다. 혈관염은 폐쇄성으로 나타나며 급성기에는 혈관벽에서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항원을 함유한 면역 복합체가 나타나기도 하며, 혈관주위염은 망막 혈관 뿐 아니라 외안근의 혈관에서도 보인다.
검사 및 진단
주로 임상 소견을 바탕으로 한다. 전방 혹은 유리체 검체를 PCR을 통해 원인균을 동정하기도 하며 항바이러스제제의 치료 효과를 판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때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거대세포 바이러스, 톡소플라스마 등을 동시에 검사하는 것이 좋으며 혈청학적 검사(혈청 내의 항바이러스 항체)는 위음성이 많아서 신뢰성이 떨어진다.
감별 진단
- 거대세포 바이러스 망막염
- 매독 망막염
- 톡소플라스마증
- 림프종
- 급성 다발성 출혈성 망막 혈관염
- 개회충증
- 진균 및 세균성 망막염
- 중간 포도막염
- 베체트 병
- 사르코이드증
- 망막 진탕
- 망막 중심 동맥 폐쇄
- 안허혈 증후군
비수술적 치료
- 전신 항바이러스제 :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경우 반대편 눈이 침범할 확률을 65%에서 25~36%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아직까지 반대편 눈의 예방 목적으로 얼마나 오래 치료를 하여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된 바가 없다. 항바이러스제 단독으로는 망막박리 예방에 효과가 없다.
- - acyclovir : DNA polymerase를 억제하여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 단순포진 바이러스 1명 및 2형, Epstein-Barr 바이러스 등에 효과가 있으나 거대세포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으며, 13~15mg/kg/d의 용량을 하루 세 번 (500mg/㎡, 하루 세 번), 7~10일간 정맥 주사한 후 800mg을 하루 5회 경구 투여하며 6주간 지속하고 면역 억제 환자의 경우 더 오래 지속한다. 경구용 acyclovir만으로는 치료 용량에 도달하기 어렵다. 신장 독성에 주의하여야 하며, 치료 시작 후 병변의 호전이 며칠 이내(3.9일)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망막염의 완전 소실에는 한 달 가량이 걸린다고 한다.
- - valaciclovir : acyclovir 정맥 주사 후 valaciclovir (1g, 하루 3회)를 사용하기도 하며 acyclovir보다 위장관 흡수가 잘 되고 acyclovir 정맥 주사와 동등한 효과를보인다고 한다.
- - famciclovir : 500mg, 하루 3회를 경구로 투여햐여도 된다.
- - valganciclovir : 450~900mg, 하루 2회를 사용한 보고도 있다.
- 항바이러스제 유리체강내 주사 (ganciclovir, foscarnet) : 좋은 효과를 보았다는 보고도 있다.
- 전신적 스테로이드 : 유리체 염증이나 혼탁을 감소시키기 위해 항바이러스제의 사용 24~48시간 이후부터 사용하기도 한다. prednisone을 1~2mg/kg으로 1주일 사용 후 점차적으로 감량하며 점안 스테로이드는 앞포도막염의 치료를 위해서 사용한다.
- 항응고제 : 허혈 시신경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aspirin 등을 사용하기도 하나 그 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시술 및 레이저 치료
- 예방적 레이저 광응고술 : Steinberg 등은 예방적 레이저 광응고술을 통해 망막 박리의 발생을 67%에서 17%로 감소시켰다고 보고하였다. 광응고술은 괴사된 망막의 후극부에 건강한 망막에 시행하며 광응고가 망막염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망막염이 계속 진행하는 경우 여러번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예방적 광응고술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가능한 경우는 유리체 혼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로 상대적으로 망막 괴
수술적 치료
- 유리체 절제술 : 공막 돌륭술은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고, 최근 안내 가스 충전, 실리콘 기름 등의 발전으로 망막 박리의 해부학적 성공률은 높아졌으나, 허혈성 시신경병증, 황반앞막 등의 합병증으로 술 후 시력 예후는 불량하며 예방적 유리체 절제술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예후 및 합병증
매우 불량하여 치료하지 않은 경우 망막 박리나 시신경 이상, 황반 이상 등으로 0.1 이하의 시력을 보인 경우가 64%였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항바이러스제의 발달, 유리체 절제술의 발달, 예방적 망막 광응고 등으로 이 같은 시력 상실의 위험을 1/3 수준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참고
- ↑ 망막 5판, 2021 (한국 망막 학회, 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