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코마

트라코마 (trachoma) 는 전 세계적으로 예방 가능한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백내장과 녹내장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실명의 원인이다.

역학

전세계적으로 활동성 트라코마 감염자는 대략 8,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트라코마는 서유럽이나 북미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오스트레일리아와 중동 동에서는 아직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대개 1~5세 사이의 소아에서 빈발하며, 대부분 손에 의한 접촉으로 감염되는 듯하나 파리나 매개물 동에 의해서도 감염된다.

병태 생리

트라코마의 병인은 아직 제대로 설명되고 있지 않았지만, 지속적, 반복적 감염이 트라코마에서 나타나는 결막과 각막의 반흔화에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최초로 눈에 트라코마가 감염되면 더 심한 염증을 유발하는 과민 상태를 일으킨다. 대부분의 자료에서는 감소된 세포매개 면역반응과 레벨이 높은 Th(T-helper)2 세포의 반응들이 결막 반흔화와 연관이 있고 트라코마 환자에서 지속적인 클라미디아 감염의 증거가 된다.
임상 경과에 따라 다른 세포가 연관되는데, 초기(TF, TI) 단계에는 주요한 세포 형태가 다형핵백혈구이지만, 병이 진행되면 이것은 감소하고 림프구가 많아진다.

위험 인자

낮은 사회경제적 위치, 물 부족, 비위생적인 환경

분류

  • 여포성 트라코마 (trachomatous inflammation-follicular; TF) : 눈꺼풀판 결막에 5개 이상의 여포가 존재한다. 여포의 크기는 최소 직경 0.5mm 이상이어야 한다.
  • 중염증성 트라코마 (trachomatous inflammation-intense; TI) : 정상적인 눈꺼풀판 혈관의 절반 이상을 불분명하게 하는 눈꺼풀판 결막의 뚜렷한 염증성 비후가 나타난다.
  • 반흔성 트라코마 (trachomatous scarring; TS) : 눈꺼풀판 결막 반흔이 발생한다.
  • 트라코마성 속눈썹증 (trachomatous trichiasis; TT) : 적어도 하나 이상의 눈썹에 의한 안구 자극 증상이 있다. 최근에 자극되는 눈썹을 뽑은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 각막 혼탁 : 동공 위쪽에 나타난다.

임상 소견

초기에 눈의 충혈과 자극 그리고 분비물이 동반된 여포 결막염으로 나타난다. 또한 초기에 비염, 귓바퀴앞 림프절염, 상기도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초기 단계에서 여포와 유두가 위눈꺼풀 결막에 나타나게 된다.
각막윤부 주위에도 여포가 나타나는데, 결과적으로 파열되며 조직괴사가 반흔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반흔은 허버트 오목(Herbert pits)으로 불린다.
위눈꺼 풀결막에 수평 방향의 선 모양 결막반흔(알트선; Arlt's line)이 생기는데, 이러한 병변이 트라코마를 앓은 흔적이 된다. 반흔이 진행되면 만성적인 변화가 따른다. 반흔성 눈꺼풀 위치 이상과 동반된 눈꺼풀판 수축은 속눈썹증, 상부 각막의 판누스, 각막 혼탁 등을 일으킨다.

검사 및 진단

클라미디아는 편성 세균이기 때문에 단순히 결막부위를 면봉으로 채취한 표본으로는 진단되지 않는다.

  • Giemsa 염색 : spatula를 이용한 결막 찰과 표본을 염색하여 상피 세포질 안에 있는 봉입체를 찾는다. 김자염색은 특이도가 90% 이상이지만 민감도가 36% 에 불과하므로 이것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 McCoy 세포배양 검사법 : 95% 이상의 특이도와 50~70% 정도의 민감도를 나타내며 표준검사로 생각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 PCR : 최근 표준검사로 대체되고 있으며, 92%의 민감도를 나타내고 특이도가 높다.
  • 면역형광 분석법 (fluorescein-labeled monoclonal test) : 형광을 접합시킨 단클론 항체를 이용하며, 대중적이고 PCR과 비슷한 민감도와 특이도를 나타낸다.

비수술적 치료

치료의 최종 목표는 클라미디아 감염으로 인한 눈의 합병증을 막는 데 있다.

  • TF 단계 : 급성감염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치료는 chlamydia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많은 항생제 치료법 중 일반적으로 tetracyclin과 erythromycin과 같은 macrolide 계열 항생제가 효과적이다. erythromycin 연고를 6주간 하루 2회 점안하면 급성 감염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1회 경구 투여하는 azithromycin도 치료 효과가 동등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전신 치료는 2주간 tetracyclin 250mg을 하루 4회 복용하거나 doxycycline 100mg을 하루 2회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azithromycin 1회 복용이 전신적으로도 같은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 TI 단계 : TF 단계와 비슷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 TS 단계 : 감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인공 눈물과 같은 대증요법을 시행하고, 2차적으로 TT 단계로의 진행이나 만성적인 궤양의 발생을 경과 관찰해야 한다.
  • TT 단계 : 눈썹에 의한 각막염과 각막 혼탁을 예방해야 한다. 이때는 수술적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 각막 혼탁 : 눈꺼풀과 눈썹 이상을 교정한 이후 전체층 각막 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