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릭텐 각결막염
플릭텐 각결막염 (phlyctenular keratoconjunctivitis) 은 비감염성 각결막염으로, 이미 민감화된 항원에 다시 노출되어 생기는 면역반응에 의해 주변 각막과 윤부 주위 결막에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염증 질환이다. 플릭텐(phlyctenule)이란 용어는 그리스어로 수포를 뜻하는 phlyctena에서 기원했는데, 괴사 과정을 거쳐 작은 결절 모양으로 보이는 단계를 가리키는 데서 유래했다.
원인
과거 결핵이 만연했던 시절에는 결핵균의 항원에 의한 면역 반응이 주된 원인이었으나 결핵의 유병률이 감소한 현재는 눈꺼풀 피부나 점막에 흔히 존재하는 포도구균이 주 원인이 되고 있다. 과거 결핵이 주 원인일 때도 결핵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서 발생한 것은 아니고 주변에 결핵이 만연한 환경, 즉 많은 사람이 결핵을 앓고 있는 환경에서 지내며 결핵에 감염된 사람에서 잘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Candida, Coccidioides, Chlamydia, 단순포진 바이러스, 몇몇 기생충 등도 원인으로 알려졌다.
병태 생리
포도구균의 항원에 1차 민감화가 일어나고 이후 이 균의 외독소에 의해 각결막 상피세포 방어벽이 손상되면 항언이 이를 통과하여 체내에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주 원인이다. 면역 세포가 매개하는 4형 면역반응으로, 조직생검에서 보면 단핵구에서 기원한 대식세포나 가지모양 랑게르한스세포 등이 주로 많이 존재하고, T세포가 적게 보인다. 박테리아균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병리 소견은 전형적인 지연 과민반응인 피부 tuberculin 반응에서 보이는 소견과 매우 유사하다.
증상
소아나 젊은이에서는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증상의 강도가 다르다. 결막에 생기는 경우 눈물 흘림, 이물감, 가벼운 가려움 정도를 느끼지만, 각막에 생기는 경우 상기 증상의 정도가 더 심하고 눈부심을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결핵이 원인일 때는 특히 눈부심 증상이 심하여 손에 얼굴을 파묻고 '어두운 곳에 숨는 아이'가 특징적이라는 기술도 있었다. 결막 병변은 각막 윤부 주변의 안구 결막에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그 밖에 다른 안구결막 부위에도 나타나며, 드물게는 눈꺼풀 결막에도 생길 수 있다.
임상 소견
- 결막 플릭텐 : 가장 흔한 모습은 각막 윤부 주위 결막에 지름이 1~2mm 정도이고 분홍색으로 비후된 결절이 주변의 결막 충혈을 배경으로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다. 수 일이 경과하면서 결절 중앙부 표층이 회색이나 황색으로 변하면서 떨어져나가 궤양 형태를 띤다. 이 때는 궤양 부위가 형광 물질에 양성으로 염색되며, 시간이 경과하면서 반흔을 남기지 않고 저절로 치유됟는 과정을 밟는다. 결절에 따라 궤양이 생기기 전에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염증 세포 침윤, 궤양, 결절 소멸의 총 과정이 1~2주 정도에 걸쳐 일어난다.
- 각막 플릭텐 : 윤부 주위 혈관에 연하여 각막에 작고 하얀 염증세포 침윤 결절 형태로 나타나고 주위 결막에 비교적 심한 충혈을 동반하는 것이 전형적인 특징이다. 이 결절은 종종 괴사 과정을 거치면서 주변 각막 궤양의 형태를 띠는데, 이 궤양이 치유되면서 특징적으로 밑변이 윤부와 나란한 삼각형 모양 반흔이 생긴다. 이 염증으로 인해 각막표층 신생혈관인 판누스가 생기게 되는데, 추후 플릭텐 각막염이 다시 이 판누스의 각막 중심부 쪽에 연하여 재발하게 된다. 판누스는 위쪽 각막을 주로 침범하는 트라코마와 달리 주로 각막 아래쪽에 생긴다.
검사 및 진단
원인이 되는 여러 균을 염두에 두고 자세한 병력과 가족력을 청취하고, 혹시라도 결핵이 의심되면 흉부 방사선 사진을 시행한다. 성적 활동이 왕성한 젊은이에 대해서는 chlamydia 감염에 대한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각막 궤양과 감별하기 어려울 때는 궤양 부위에서 검체를 채취하여 도말 검사 및 배양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감별 진단
비수술적 치료
- 1% prednisolone 점안약, 1일 8회 : 염증 증세를 신속히 완화시키기 위함, 반응을 보며 횟수를 줄여나간다.
- 항생제 점안약 : 형광 염색이 되는 궤양 부위가 존재하는 경우에 2차 세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병용한다.
- 눈꺼풀 온열 요법, 마사지, 항생제 안연고 : 가장 많은 원인이 되는 포도구균에 의한 눈꺼풀염을 치료한다.
- tetracycline 경구 요법 :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있다.
- erythromycin 경구 요법 : 소아 연령이나 임신 또는 수유 중인 경우 사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