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염

시신경염 (optic neuritis; ON)[1] 은 비감염성의 급성 또는 아급성의 시신경병증이다.

다발성 경화증이나 다른 전신 질환이 없을 때는 단독 (isolated), 단일 증상 (monosymptomatic) 또는 특발 (idiopathic) 시신경염이라고 한다. 시신경염의 병인은 탈수초화로 추정된다.

역학

젊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시신경병증이다. 한 눈 시신경염의 빈도는 보고에 따라 다르나 전세계적으로 매년 10만명 당 0.94~2.18명에서 생긴다. 일본의 빈도 (1.6/10만명) 는 스웨덴 (1.46/10만명) 이나 영국 (1/10만명) 과 유사하다. 남자보다 여자에서 더 잘 생기고 (일본 1:1.22) 특히 북유럽에서는 3배 더 잘 생기며 인종간 차이를 보인다. 시신경염의 메타 분석을 보면 북반구에서는 위도가 높을수록 잘 생기고, 봄에 많고, 북유럽 인종 조상이 있는 경우에 잘 생긴다. 다발 경화증이 흔한 지역에서 과거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이나 HLA-DRB1*1501 등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는 반면, 다발 경화증이 드문 지역에서는 답라 경화증이나 다른 위험 인자와의 관련성이 낮다.

임상 소견

  • 시력 저하 : 90% 이상에서 시력이 저하되는데, 1.0부터 광각 없음까지 정도가 다양하다. 전형적인 경우는 급성으로 수일에 걸쳐 시력이 저하된다. 너무 오래 진행하면 다른 질환일 가능성을 확인해야 된다. 대부분 한 눈에 생기나 반대눈에 경미한 이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ONTT 보고에서 시각 증상은 암점이 45%로 가장 많았고, 흐려 보인다는 증상이 40%, 완전히 안 보인다는 증상이 8% 였다. 실겨 감소가 0.1 이하인 경우가 35.9%로 가장 많았고, 0.5 이상인 경우가 35.3%, 그 사이가 28.8% 였다.
  • 동통 : 90%가 눈 주위에서 동통을 느끼는데, 시신경초와 진씨 공통 힘줄고리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안구 운동 시에 더 심해지며 시력 장애보다 먼저 올 수도 있다. 앞허혈 시신경병증에서는 동통이 없어 시신경염과 구별된다.
  • 불밝기 저하 : 불밝기를 비교하면 정상눈보다 시신경염이 생긴 눈에서 불이 어둡게 보인다.
  • 대비 감도 저하 : ONTT 보고에서 98.2%가 이상을 보여, 이상 소견 가운데 빈도가 가장 높았다.
  • 색각 이상 : ONTT 보고에서는 이시하라 색각 검사 이상이 88.2%, FM 100 hue 검사 이상이 93.8% 였다. 급성 시신경염에서는 적록 및 청황 색각 이상이 나타나는데 급성기에는 청황 색각 이사이 좀 더 많다가 6개월 정도 지나면 적록 색각 이상이 약간 더 많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 대광 동공 반응 검사 감소 : 동공의 크기와 모양은 정상이나 대광 반사가 감소하며, 심하면 소실되기도 한다. 반대눈보다 대광 반사가 감소한 RAPD를 거의 항상 보이므로 이는 매우 중요한 소견이다. 두 눈이 대칭적으로 침범되었거나 예전에 시신경염을 앓았다면 장애가 없을 수도 있으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 시야 이상 : ONTT 보고에 따르면 험프리 시야 검사에서 97.5%, 골드만 시야 검사에서 95.1%가 시야 이상을 보였다. 이전에는 중심 암점이 전형적이라고 알려졌으나, ONTT 보고에서는 좀 더 광범위한 시야 이상을 보였다. 또한 반대눈 68.8% 에서도 시야 이상을 보였다. 발병한지 1년 후 시신경염이 있었던 눈의 35.7%와 반대눈의 34.4%에서 좀 더 국소화된 신경섬유층 소실 (중심 주변 암점, 궁상 암점) 이 보였으며, 15년 후 시신경염이 있엇던 눈의 39.5%와 반대눈의 26.3% 에서 좀 더 국소화된 신경섬유층 소실이 보였다. 망막 중심 오목의 문턱값은 시력 및 대비 감도와 매우 관련이 높았다.
  • 안저 이상 : 시신경 유두 부종이나 충혈이 있을 수 있다. ONTT 보고에서는 유두 부종이 35%에서 있었으나 일본 시신경염 다기관 연구에서는 50%에 달했다. 유두 주위의 화염상 출혈이나 유리체 염증 세포가 보인다면 시신경염 외에 다른 원인을 감별해야 한다.

어린이에서의 시신경염

  • 50% 이상이 양측성 : 아마도 단안에 시력 장애가 있을 때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 원인 중 하날 생각된다.
  • 70% 이상이 유두염 형태 (어른에서는 20~40%)
  • 계절에 따라 발병률에 차이가 있는데 4월경에 가장 많다.
  • 46% 이상이 발열의 병력이 있어 감염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 좋은 시력 회복 : 유두염이나 구후 시신경염에 관계

어린이에서 스테로이드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 없어 아직 잘 모른다. 치료를 한다면 용량은 보고마다 다른데, mPD 0.25~7.5 mg/kg 을 하루 4회 3일간 정맥 주사 후 경구로 바꾸어 성인에서보다 천천히 감량한다.

검사 및 진단

시력 검사, 동공 검사, 시야 검사, 색각 검사, 시유발전위 검사, 검안겅 소견, CT 혹은 MRI 촬영 등으로 진단한다. 급성기에는 색에 대한 동공 반응이 광 자극에 대한 동공 반응보다 훨씬 장애가 심한데, 이런 현상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서 더 두드러진다.

  • 우토프 징후 (Uhthoff's sign) : 운동을 하거나 더운 물로 목욕한 후 체온이 올라가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력이 나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시신경염을 앓은 후 또는 레베르 유전 시신경병증 환자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체온이 올라가면 축삭 전달이 나빠지고 또 축삭 전달을 방해하는 화학 물질이 나온다는 등의 가설로 설명하고 있다. 탈수초화된 신경은 체온 변화와 주위 대사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감별 진단

나이와 성별

고령 환자에게 체중 감소, 근육통, 피로, 측두부 (temporal) 통증과 동반된 급성 시력 감소가 나타나면 동맥염성 허혈 시신경병증부터 감별해야 한다. 젊은 사람에게는 레버 유전 시신경병증 (이하 LHON), 시신경염이 호발하지만, 60대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성별에 따른 차이로는 시신경염이 여자에서 많고, 레버 유전 시신경병증은 남자에서 호발한다.

시력 저하의 양상

  • 한눈/두눈 침범 : 시신경염이나 허혈 시신경병증은 한 눈이 침범되는 경우가 많고, 시신경 척수염일 때는 두눈 동시에 또는 1개월 이내 간격으로 시신경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상염색체 우성/열성 시신경병증과 독성 시신경병증은 두눈을 매우 비슷하게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 LHON은 두눈에 동시에 생기는 경우는 적고 한눈씩 차례로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 자가 면역 질환과 관련된 시신경염은 두눈에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한눈 시력 저하를 호소하지만 반대눈도 이미 시신경 위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 환자의 호소 : 시신경병증 환자는 뿌옇다, 흐려 보인다, 막을 씌운 것 같다, 군데군데 가려 보인다는 호소를 많이 하고, 망막병증 환자는 변형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 시력 저하 발생 양상 : 갑자기 시력이 저하되었구나 아침에 일어나니 안보였다면 허혈 시신경병증일 가능성이 높다. 시력이 떨어진 날짜를 알 수 있고, 며칠 사이에 저하되었다면 시신경염에 보다 부합하고, 날짜를 이야기하기 어려우나 수 주에 걸쳐 시력이 저하되었다면 LHON에 가깝다. 발생 시기를 모르거나 우연히 발견하였다면 뇌종양 등에 의한 압박 시신경병증, 에탐부톨에 의한 독성 시신경병증, 상염색체 우성/열성 시신경병증, 녹내장, 망막 질환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서히 진행하는 압박 시신경병증이나 독성 시신경병증 환자도 어느날 삽자기 시력 저하를 인지할 수 있으므로 자세한 병력 청취가 필요하다. 기능성 시력 감소 환자도 정확한 날짜를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능성 시력 감소는 시신경병증으로 의뢰되었거나 타 병원에서 시신경병증으로 진단받았으나 아니었던 경우 중 가장 많은 원인이었다.

색각

시신경염은 시력 장애보다 색각 이상이 심하므로, 상대적으로 색각 이상이 경미한 허혈 시신경병증과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경도의 허혈 시신경병증으로 시력이 경미하게 떨어진 경우 색각은 정상일 때가 많다.

시야

  • 시신경염 : 중심부를 포함하여 광범위한 암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 허혈 시신경병증 : 수평 시야 결손이나 궁상 암점이 특징적이다.
  • LHON : 95% 이상에서 중심 암점이나 주시점 맹점 암점 (cecocentral scotoma) 으로 시작하여 점점 암점이 커진다.
  • 황반부 이상, 상염색체 우성/열성 시신경병증, 독성 시신경병증 : 진행하면서 중심 암점이나 주시점 맹점 암점을 보인다.
  • 시신경 교차 병변 : 수직 경선을 따르는 양이측 반맹이나 사분맹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압박이 오래되면 두눈 비측섬을 보일 수 있다.
  • 시신경 교차 이후의 시각 경로 병변 : 수직 경선을 따른다.
  • 꾀병 : 주변부 시야가 협착되어 중심섬 (central island) 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비동맥염성 앞허혈 시신경병증 (NAION) 과의 감별

비동맥염성 앞허혈 시신경병증 - 시신경염과의 감별 참고

치료

스테로이드

ONTT 참고

정리하면, 시신경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하거나, 치료한다면 정맥내 주사 투여를 하고 경구 투여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뇌 MRI에서 다발 경화증의 위험 요소로 알려진 변화가 관찰되는 환자에서는 정맥내 주사 투여가 2년간이나마 다발 경화증의 발병 위험을 낮추므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외의 환자에서는 이상의 효과와 함께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의 부작용을 알려주고 환자에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 정맥 주사의 부작용으로 기분 변화, 수면 장애, 소화 불량, 체중 증가, 피부 문제, 감염 위험 증가, 망막 부종 등이 있을 수 있다.

혈장 분리 교환술 (plasmapheresis)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탈수초 시신경염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다만 연구가 많지 않아서 근거가 약하나,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시력 손상을 보이는 시신경염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다.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 (intravenous immunoglobulin; IVIG)

장기적인 시력 회복이나 급성 시신경염 이후의 시유발 전위 잠복기에 아무 영향이 없었고, 시기능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erythropoietin

최근 시신경염에 erythropoietin과 위약을 사용한 무작위 이중 맹검 다기관 연구 (Treatment of Optic Neuritis with Erythropoietin) 에 따르면 OCT로 관찰한 결과 erythropoietin 투여군에서 이측 망막 신경 섬유층 두께가 호전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erythropoietin 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겠다. 그 외에 이중 맹검 다기관 연구는 아니지만 simbastatin, phenytoin, opicinumab 등이 시도된 바 있다.

예후

시력 회복

시력은 초기 5주 동안 많이 회복되고 이후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좋아진다. ONTT에서는 초기 시력 감소 후 6개월 이내에 75%가 0.63 이상, 87%가 0.5 이상, 8%가 0.1 이하로 대부분 시력이 회복되었다. 79%가 3주 내에, 93%가 5주 내에 좋아졌다. 시력 회복의 가장 중요한 예후 인자는 처음 시력이라고 하나 광각 이하의 시력을 보였던 환자도 67%가 0.5 이상으로 회복되었다. 유두염 여부나 두 눈 발병 여부 등은 최종 시력과 관계가 없었다. 15년 후 72%가 1.0 이상의 시력을 보였고, 2%가 두눈 0.5 이하, 1%가 두눈 0.1 이하의 시력을 보였따. 다발 경화증이 있으면 시기능이 더 나쁘고 삶의 질도 낮았다. 다발 경화증과 관련된 시신경염의 시력 예후를 조사한 국내 보고에 따르면 임상적으로 진단된 다발 경화증이 검사상 진단된 다발 경화증보다 시신경염이 재발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3.1% vs 2.6%), 최종 시력이 0.5 이상으로 회복되는 빈도가 낮았다 (26% vs 60%).

후유증

시력이 1.0으로 회복되어도 이전과 달리 반대눈보다 흐려 보이거나 색감이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움직이는 물체를 보기 어렵거나 입체시가 저하되어 깊이를 알기 힘들 수 있다. 시력이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더라도 구심 동공 운동 장애, 색각 장애, 입체시, 불밝기를 느끼는 정도, 대비 감도, 시유발 전위 등의 이상이 계쏙 남으며, 50~80% 에서는 어느 정도의 시신경 위축이 생긴다. 시력과 유두 창백 정도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나 대부분 창백이 심하면 시력도 나쁘다. 유두 창백 외 망막 신경섬유층이 얇아지거나 결손이 생기는 것도 회복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재발

보고마다 다르나 대략 11~24%에서 재발한다. ONTT는 28% 에서 5년 내에, 35% 에서 10년 내에 재발한다고 하였다. 재발 횟수가 많을수록 시력은 더 나빠지고, 다발 경화증으로 이환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참고

  1. 신경안과학 제 4판, 2022 (장봉린 외, 한국 신경안과 학회, 도서출판 내외학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