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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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체트 병 (Behcet's disease)[1] 은 원인을 모르는 염증 반응에 의하여 여러 장기에 혈관염이 발생하는 전신질환으로, 처음 기술한 터키 의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피부 점막, 눈, 혈관, 신경, 위장관에 이상이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구강 아프타 궤양, 외음부 궤양,피부병변 , 포도막염이다/눈 염증에 의하여 실명할 수 있고, 마비와 같은 신경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대동맥 파열, 장파열,또는 심한 중추 신경계 01상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중증 질환이다.

역학

베체트병은 고대의 비단길을 따라 지중해 연안, 중동, 동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제는 이민자들에 의하여 세계 모든 지역에서 발생한다[2]. 유병률은 터키 일부 지역이 420/100,000명 정도로 가장 높고, 일본은 13/100,000명, 미국이 1/100,000명이다. 일본에서는 포도막염 환자의 12~20%가 베체트병이라고 보고되었는데, 최근에는 발생 빈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적인 통계는 없지만, 실제 유병률은 일본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 된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20대에서 많이 발생하고, 사춘기 이전이나 50대 이후에는 드문 편이다. 남녀 성비는 터키 1.03, 이란 1.19, 이라크 3.0, 쿠웨이트 4.9, 일본 0.976, 중국 1.34, 한국 0.63이다[3]. 조사 환자들의 수가 증가할수록 남자의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고, 중동 지역에서 남자의 비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아마도 여자 환지들의 진료와 진단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유전

가족력이 보고된 적은 있으나 특정한 유전 형태가 알려진 바는 없다. 베체트병이 HLA-B51 표현형,특히 B*5101 대립 유전자와 관련이 많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일본인의 경우 완전형 베체트병 환자는 HLA-B51 표현형을 58%에서 가지고 있고, 정상인은 12%에서 가지고 있어서 상대위험도는 9.4이다.

병인

어떻게 발생 하고 지속되는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최근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HLA-B51 과 같은 유전적인 소인과 감염 항원 또는 자가 항원에 대한 적응성 면역 반응으로 인하여 호중구와 NK세포 등에 의한 면역 반응이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4]. 베체트병 환자들은 일부 바이러스와 병균들에 대하여 증가된 면역 반응을 보인다. 혈액과 체액 에서 IL-1,2,6,8,12,15,18, INF-α와 γ, TNF-α, 수용성 종양괴사인자수용체 II, 탐식 세포억제 단백 1α 수치가 정상보다 올라간 것이 보고 되었고, 이것은 과도하게 증가된 염증 반응을 의미한다.

분류

(아래의 일본 베체트 연구외원회 진단 기준 참고)

  • 완전형 (complete form) : 질환 경과 중 4가지 주된 증상이 모두 발현될 때
  • 불완전형 (incomplete form) : 3가지 주된 기준 증상이 발현되거나, 눈 증상과 또 다른 한 가지 주된 기준 증상이 발현될 때
  • 의심형 (suspect form) : 눈 증상을 제외한 2가지 주된 기준 증상이 발현될 때
  • 가능형 (possible form) : 한 가지 주된 증상만 발현될 때

임상 양상

눈 이외의 증상이 눈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첫 증상은 구강과 외음부 궤양이다. 구강 아프타 궤양은 90~100%의 환자에서 나타나고, 외음부 궤양은 60-80%, 피부 증상은 41~94%, 관절염 증상은 47~69%, 피부 과민성 반응 검사 양성 반응은 19~53%, 위장관 증상은 3~30%, 신경 증상은 8~31% 에서 발생한다[5][6].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경과를 보이는 것이 특징01고, 불행히도 그 기간과 횟수는 예측할 수가 없다. 재발되는 경우,증상 사이의 기간은 평균 니개 월이지만 짧게는 1주부터 길게는 2년 정도일 수도 있다.

눈 이외의 증상

구강 아프타 궤양 (aphthous ulcer) 은 베체트병에서 가장 흔한 증상으로 거의 모든 환자에서 볼 수 있다. 정상 사람들 에서도 아프타 궤양이 생길 수 있지만, 베체트병 환자에서는 군집하여 생기고, 구강내 어느 위치에서나 생긴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보통 일주일에서 10일 정도 있다가 반흔을 남기지 않고 소멸된다. 피부에는 통증을 동반하는 재발성 흥반 결절 (erythema nodosum) 이 경골위 피부 뿐만 아니라 얼굴, 목, 엉덩이 등에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수주 후에 반흔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지만, 색소 반흔을 남기기도 한다. 표재성 혈전 정맥염이 상지 또는 하지에 발생할 수 있고, 얼굴이나 가슴 부분에 여드름이나 모낭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외음부 궤양은 통증이 없을 수 있고, 심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궤양이 심하면 반흔을 남길 수 있고,피부 검사에서 흔적이 발견되기도 한다. 혈관염은 모든 크기의 혈관에서 발생하는데, 다리에 생기는 혈전 정맥염이 가장 흔하다. 또 동맥 폐쇄, 정맥 폐쇄, 동맥류, 정맥류와 같은 혈관 이상이 발생한다. 신경을 침범한 경우에는 6, 7번 뇌신경 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신경 베체트병은 주로 운동 신경 쪽의 이상이 오고, 정신 이상도 발생 할 수 있다. 기타 부고환염, 위장관 궤양, 관절염 등이 올 수 있다.

눈 증상

눈 증상은 보통 베체트병 발병 후 2-4년이 지나서 증상이 나타난다. 베체트병 환자의 약 70%에서 눈 증상이 발견되고, 80%는 양안에 발생한다. 20%의 환자에서는 눈 증상이 첫 증상으로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첫 발병 시에는 앞포도막염이고 단안인 경우가 많으나, 그 후 계속 재발하면서 점차 뒤포도막염이 일어나고, 양안에 발생 한다. 앞포도막염만 있는지 아니면 뒤포도막염 또는 전체 포도막염이 발생하였는지를 아는 것은 치료 결정과 예후 판단에 중요하다. 사실 눈 베체트병의 대부분은 결국 전체 포도막염 양상을 보인다. 눈 베체트병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앞포도막염이고, 흔히 전방 축농을 동반하는데, 스테로이드 치료가 도입된 후에는 환자들의 1/3 이하에서만 발견 되고 있다. 앞포도막염은 자연적으로 소멸될 수도 있지만, 심하면 홍채 유착, 동공 차단 녹내장이 일어나기도 한다.

후안부에서는 망막 혈관염, 신생혈관, 망막 부종,망막 혈관 폐쇄, 망막 괴사가 발생한다. 망막 침윤과 출혈,유리체 혼탁을 동반한 망막 정맥 폐쇄 등이 비교적 특징적인 안저 소견이다. 앞포도막염은 심하지 않아도 뒤포도막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눈 베체트병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안저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 베체트병에서 시력 예후와 연관된 가장 중요한 병변의 하나가 폐쇄성 망막 혈관염이다. 만약 망막 혈관염이 반복되면 망막 허혈이 발생하고, 출혈과 삼출 변화가 지속되어,이차적으로 혈관주위에 섬유성 반응이 발생한다. 더 진행하면, 구조 변화와 염증성 녹내장으로 결국 시신경 위축과 안구 위축이 발생 한다. 시력상실은 베체트병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데, 망막 혈관염을 동반한 포도막염은 환자의 약 25%에서 시력 상실을 일으키고, 치료를 안 받을 경우 평균 3.36년만에 시력을 잃게 된다

진단 기준

국제 연구회 (international study group)

일년간 적어도 3회 이상 재발성 구강 궤양에 다음 중 2가지 증상이 동반될 때
1. 재발성 외음부 궤양
2. 눈 증상
3. 피부 증상
4. 피부 과민성 반응 검사 (pathergy test) 양성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1990년에 베체트병 국제 연구 그룹 (International Study Group for Behcet Disease) 에서 만든 기준이다[7]. 0| 기준은 재발성 구강 궤양을 반드시 필요한 진단 기준으로 사용하였는데,진단보다는 분류를 목적으로 만 들어졌고, 증상의 유병률을 고려하지 않아서 베체트병 초기에는 이 기준을 이용하여 진단내리기가 어려울수 있다. 또, 주로 중동 환자들의 증상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지역적인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였고,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 염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대조군에 충분히 포함하지 못하여 감별 진단이 쉽지 않다. 따라서,그 이전에 만들어졌던 진단 기준을 포함한 여러 다른 기준들이 아직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일본 베체트 연구 위원회

[ 주된 기준 ]
 1. 구강 궤양
 2. 외음부 궤양
 3. 눈 증상 : 전방 축농을 동반한 홍채염, 망막 혈관염
 4.  피부 증상 : 결절성 홍반, 혈전성 정맥염, 과잉흥분성, 심한 여드름
[ 보조 기준 ]
 1. 관절염
 2. 장궤양
 3. 부고환염
 4. 혈관 질환 : 동정맥 폐쇄, 동맥류
 5. 신경-정신학적 증상

일본 베체트 연구위원회 진단 기준은 눈 증상을 중요한 진단 기준으로 사용하고, 상대적으로 빈도가 적은 증상들을 보조 기준으로 이용한다.

감별 진단

반복적인 전방 축농이 발생하는 HLA-B27 관련 앞포도막염과 망막 혈관염을 일으키는 류마티스 질환, 사르코이드증, 매독 또는 결핵 등이 있다. 베체트병을 확인할 수 있는 진단 검사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므로, 항상 구강 궤양과 외음부 궤양과 같은 전신 증상을 눈 증상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스테로이드

호중구와 탐식 세포의 이동을 억제하고, 림프구의 활성화를 막는다. 점안약, 눈주위 주사, 눈속 주사 또는 먹는 약이나 정맥 주사를 통하여 사용할 수 있다. 유 리체강내 트리암시놀론 주사 또는 스테로이드 임플란트 주사는 눈 염증과 낭포 황반 부종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고, 전신 치료에 보조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스테로이드 전신 치료는 급성 포도막염의 염증을 빨리 억제하기 위하여 주로 사용한다. 실명 위험이 높은 심한 망막염이 발생하였을 경우에 고용량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나 정맥 주사를 이용한 펄스 요법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만으로는 눈 베체트병의 재발을 막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고, 고용량을 장기간 사용하면 감염,위장관 궤양,당뇨병, 고혈압,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이 일어난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단독 전신치료는 베체트병 치료에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고, 면역 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와 함께 사용한다. 스테로이드 전신 치료는 고용량일 경우에 단기간만 사용하여야 하고, 다른 제제와 병용할 때에는 저용량으로 사용한다.

면역 억제제

면역억제제 중에서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눈 베체트병 치료에 효과가 입증된 것은 azathioprine 과 cyclosporine 이다. 눈 베체트병 치료에서 면역 억제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 싸이클로스포린 : T림프구에 작용하여 면역을 억제하는데, 스테로이드와는 작용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사용하면 상승 효과가 있다. 포도막염의 염증과 발병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시력을 호전시킬 수 있다15,16 그러나 신독성과 고혈압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고, 신경계 증상이 발생할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따 라서, 신경계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하지,않는 것이 권장된다.
  • methotrexate : 포도막염 치료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고,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colchicine : 피부 점막 증상에는 효과가 있으나, 포도막염 효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다.

생물학적 제제

  • INF-α : 심하지 않은 베체트병의 재발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이토카인의 일종으로 면역 억제보다는 면역 조절 기전을 통하여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소규모 연구에서 부분적 또는 완전 관해를 보였다.,염증을 낮추고 장기적인 관해 유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치료 효과가 2~4주 후에야 나타나기 시작하고, 골수 억제 효과가 있으므로 다른 면역 억제제와는 병용하지 않아야 한다. 합병증으로는 독감 증상, 탈모, 체중감소 발작, 정신병 등이 있고, 한 연구에서는 약 30%의 환자들이 독성으로 인하여 약을 중단하였다고 한다[8].
  • infliximab : anti-TNF 제제로 전신 또는 눈 베체트병에 좋은 효과가 있었다는 여러 보고가 발표되었다. 처음에는 시력을 위협하는 포도막염과 위장관 질환에 국한되어 사용되었지만, 그 후 관해를 유지시키는 장기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9]. 합병증으로는 폐색전증, 망막 정맥 혈전, 결핵 등이 있는데,특히 결핵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사용 전 반드시 필요한 검사를 하고 사용 후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adalimumab : 베체트병 환자를 포함한 다수의 포도막염 환자에서 시력을 개선시켰다고 보고되었다[10].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infliximab 처럼 베체트병 관련 포도막염 환자에 사용할 수 있다.

만약 한 anti-TNF 제제에서 치료 반응이 없거나 약 관련 합병증으로 치료가 곤란한 경우 다른 제제로 바꾸어 치료해 볼 수도 있다. 한편, anti-TNF 제제 치료 후 베체트병 관련 포도막염 환자의 60~100%에서 관해가 이루어 졌다고 한다[11].

수술

심한 유리체 혼탁, 유리체 출혈, 견인 망막 박리, 망막앞막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유리체 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다. 수술로 염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약물 치료가 물론 병행 되어야 한다.

참고

  1. 망막 5판, 2021 (한국 망막 학회, 진기획)
  2. Nussenblatt RB et al. Behcets dis­ ease. In: Uveitis: fundamentals and clinical practice. 2nd ed. St. Louis: Mosby Year Book, 1996;334-53.
  3. Bang D et al. Epidemiologic and clinical survey of Behcet's disease in Korea: the 1st multicenter study. J Korean Med Sci. 2001 Oct;16(5):615-8. 연결
  4. Deuter CM et al. Behçet's disease : ocular effects and treatment. Prog Retin Eye Res. 2008 Jan;27(1):111-36. 연결
  5. Kang SJ et al. Behcets diasese in Korean. JKOS 1992;33:332-41.
  6. Woo JM et al. Clinical evaluation of Behcet's diasese : report of 85 cases. JKOS 1997;38:1148-54.
  7. Criteria for diagnosis of Behçet's disease. International Study Group for Behçet's Disease. Lancet. 1990 May 5;335(8697):1078-80. 연결
  8. Diwo E et al. Long-term Efficacy of INF in Severe Uveitis Associated with Behçet Disease. Ocul Immunol Inflamm. 2017 Feb;25(1):76-84. 연결
  9. Tugal-Tutkun I et al. Efficacy of infliximab in the treatment of uveitis that is resistant to treatment with the combination of azathioprine, cyclosporine, and corticosteroids in Behçet's disease : an open-label trial. Arthritis Rheum. 2005 Aug;52(8):2478-84. 연결
  10. Jaffe GJ et al. Adalimumab in Patients with Active Noninfectious Uveitis. NEJM. 2016 Sep 8;375(10):932-43. 연결
  11. Arida A et al. Anti-TNF agents for Behçet's disease : analysis of published data on 369 patients. Semin Arthritis Rheum. 2011 Aug;41(1):61-70.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