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식 유리체망막병증
증식 유리체망막병증 (proliferative vitreoretinopathy; PVR)[1] 은 망막 박리 수술 실패의 가장 흔한 (약 75%) 원인이다. 이 병명은 미국 망막학회 용어 위원회 (the Retinal Society Terminology Committee)에서 처음 명명하였다[2].
역학
망막 박리 수술의 5~10%에서 발생할 수 있고, 모든 나이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어린이에서 증식 조직이 빨리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 수술 후 3개월 내 발생하는데, 특히 2개월째가 위험성이 최대로 커지는 시기이다.
병인
여러 형태의 망막 손상에 대한 과도한 회복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3][4], 접촉 억제 (contact inhibition) 상실로 신경교세포 또는 망막 색소상피세포가 망막의 앞면 및 뒷면으로 이동하고 증식한다. 이어서 박리된 유리 체막 후면으로 이동하여 덮어버리고 수축하면 망막에 접선 견인이 발생하여 다발성 별모양 및 고정 망막 주름이 나타난다. 비슷한 기전으로 유리체 피질의 아교질도 수축한다.
발생
앞 PVR은 유리체기저의 뒤 경계선에서부터 앞쪽으로 형성되는 수축성 세포막에 의한 유리체 망막 병증으로 정의한다. 병증의 범위는 유리체기저의 뒤 경계선 망막에서부터 섬모체,홍채의 후면, 동공경계 그리고 심지어 각막까지 앞으로 뻗칠 수 있다. 세포막이 앞으로 수축하면 주변 망막이 앞쪽으로 당겨져 안구 적도부와 평 행되게 반지모양 망막 주름이 만들어지고, 섬모체와의 사이에는 골이 생기며, 골에서부터 뻗치는 부챗살 모양의 방사선 망막 주름이 형성된다. 반지모양 망막 주름이 중앙으로 더욱 수축하여 좁아져 뒤쪽 망막이 당겨지면 여러 크기의 깔때기 모양 전망막 박리 형태를 취하게 된다.
섬모체와 망막에 심한 견인이 계속 걸리면 섬모체 상피, 망막의 찢어진 파편, 수정체 잔재, 인공수정체의 지지부, 홍채의 파편 등도 섬모체 뒤 골에 모이게 되고 서로 합병되면 세포 증식과 견인을 더욱 조장하게 된다. 게다가 신생혈관 생성까지 합쳐지면 앞 PVR을 더욱 악화시키며 섬모체와 안구의 앞 구조물을 모두 파괴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망막이 더욱 앞으로 당겨지고 증식막은 더욱 두꺼워진다. 견인으로 섬모체가 일부 박리되면서 혈액-방수 장벽이 붕괴되거나 방수 생산에 장해를 일으키면 저안압을 초래할수 있다.
위험 인자
최근 열공 망막 박리 수술을 받은 눈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수술 과정에서 증식 세포가 유리체강으로 퍼져 나가고, 혈액-눈 장벽 손상으로 세포 증식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만성 망막 박리, 외상, 염증, 바이러스 감염 등의 경우에는 수술력과 관계 없이 증식 유리체 망막병증이 자연 발생할 수 있다.
거대 망막 열공, 유리체 출혈(수술 전, 중, 후), 2사분면보다 넓은 광범위 망막 박리, 술 후 맥락막 박리, 포도막염 또는 외상에 의해 염증이 증가한 경우, 다발성 또는 큰 열공에 과도한 냉동 응고술을 한 경우 그리고 증식 유리체 망막병증이 이미 발생한 눈과 같은 위험 요소를 가진 경우에는 수술 후 발생 또는 악화 여부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냉동응고술은 망막 열공을 통해 망막 색소상피를 유리체강내로 퍼지게 하므로 여러 번의 냉동응고술과 냉동응고술 후 지나친 공막 누르기는 피해야 한다.
분류
1989년 실리콘 연구 그룹(the Silicone Study Group)에서 분류법을 개정하였고, 1991년 현재의 분류법으로 일부 수정하였다. 망막 형태 변화의 심한 정도, 망막앞, 망막하 증식의 위치와 범위가 분류의 중요 요소이다.
- A 단계 : 유리체 흐림과 세포가 존재하는 경우로 제한한다.
- B 단계 : 망막 열공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거나 말려 있고, 내망막 표면 주름이 있는 경우로 무증상의 수축을 의미한다.
- C 단계 : 망막앞 또는 망막하 증식막이 존재하는 단계이다.
- Ca 단계 : 적도부보다 앞에 있는 경우
- Cp 단계 : 적도부보다 뒷부분에 위치하는 경우
침범 범위를 시간 숫자(1~12)로 표시한다. 그러나 분류 체계의 복잡성으로 인하여 실제 임상에서는 드물게 사용되고 있으며, 연구에서도 통일되어 이용되고 있지는 못한 실정이다.
조직 병리
수술 시 제거된 증식막의 주된 세포들에는 임상 양상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앞 증식 유리체 망막병증에서는 모양체의 무색소상피와 색소상피, 혈관 내피세포, 섬유소 등이, 뒤 증식 유리체 망막병증에서는 망막 색소상피, 교세포, 성상세포, 대식세포 등이 주로 관찰된다.
수술 중 제거한 증식 유리체 망막병증막은 엉켜있는 세포들 및 관련된 세포외 기질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엄밀하게 얘기하면 막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증식 유리체 망막병증 병변의 구성 성분들이 신경 망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거나 또는 신경망막 안으로 겹쳐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수술 중 제거할 수 없는 막 또는 딱딱해진 망막의 원인이 된다.
임상 양상
유리체내 세포 찌꺼기만 일부 존재해서 망막의 형태적인 변화는 일으키지 않는 경미한 것부터 고정된 전층 망막주름으로 인해 전체 망막 박리를 초래하는 심한 경우까지 다양한 임상 양상을 나타낸다. 망막 박리와 더불어 별모양 또는 고정 망막 주름, 망막하 증식, 유리체 수축의 조합과 각 요소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이 중에서 망막하 증식 이 우세한 경우에는 고리 모양, 판 모양 또는 나뭇가지 모양 증식막으로 나타난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 없는 국소 망막 견인 같은 경미한 경우부터 깔때기 모양 전망막 박리를 동반한 광범위 증식 같은 매우 심한 경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하측 망막에서 흔히 또는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데 중력에 의해 여러 세포들이 가라앉기 때문으로 보인다.
치료
대부분 수술적 접근법이다. 망막앞 증식은 일정한 시간경과를 따라 진행하는데, 대부분 망막앞막의 발생, 성숙 및 안정 과정이 8주에 걸쳐 일어난다. 성숙 망막앞막에 비해 미성숙 앞막은 제거가 더욱 어렵고 재발도 빈번하다. 따라서 치료를 위해 수술 시기를 결정할 때에는 상반된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좋은 황반 기능 유지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황반의 재유착을 시도해야 한다. 하지만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망막앞막이 성숙할 때까지 수술을 연기하는 것이 좋다. 수술의 목표는 모든 망막 열공 주위 맥락망막 유착을 달성하고, 망막에 대한 견인을 제거하거나 완화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망막 유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전에 황반이 이미 박리되었던 경우는 수술 후 시력이 0.1 이상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증식이 성숙할 때까지 수 주 정도 기다리는 것이 좋다. 황반박리가 없거나 또는 수일 내에 황반이 박리된 경우에 는 재발 확률이 있더라도 황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즉시 수술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열공 망막 박리는 공막 돌륭술로 즉시 치료하고, 유리체 절제술은 증식이 성숙할 때까지 연기할 수도 있다. 재발성 열공 망막 박리 치료를 위해서는 유리체 절제술과 함께 새로운 공막 돌륭술을 병합하거나 또는 기존 공막 누름 조각을 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유리체견인은 없고, 중간 정도 별 모양 망막 주름만 있는 경우에는 공막돌륭술이 추천된다. 망막 열공에 대한 망막 유착술은 반드시 최소로 시행해야 염증, 증식 및 PVR의 재발을 억제할 수 있다.
공막 돌륭술 (encircling buckle, EB)
유리체 절제술
EB만으로는 유리체견인과 망막주위막 수축을 충 분히 보상하지 못하여 망막 재유착을 이루기에는 부적당한 경우에 시행한다.
수정체 절제술
유리체 절제술 순서
망막앞막 제거
망막하액 제거
망막 절제
망막이 창상이나 이전의 배액 공막 절개창으로 끼어들어간 경우에는 작은 망막 절제술로도 충분하지만, 단단한 막이 위축망막 위에 넓고 강하게 부착되어 있는 경우에는 넓은 망막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만약 유착성 주변부 유리 체기저 증식을 망막으로부터 분리시키지 못하면서, 공막 돌륭술로도 주변부 견인을 보상할 수 없을 때에는 360˚ 망막 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
레이저 광응고
액체-공기 치환술 후 모든 망막 열공 및 의심되는 지역 주변에 레이저 광응고를 시행한다. 냉동 응고술보다는 PVR을 적게 야기한다.
망막 유착 후 망막 고정
일단 망막을 가라앉힌 후 나중에 망막 유착술을 하는 것은 RPE 탈출 및 과도한 치료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유리체 절제술과 기체 또는 실리콘 오일 충전 및 망막 유착 상태에서만 시도해 볼 수 있다.
안내 충전
부가 치료
스테로이드
PVR의 염증성 성질에 근거하여, 스테로이드 제제가 예방을 시도할 때 일차 약제로 고려될 수 있다. 동물 실험에서 눈 속 또는 눈 주위 스테로이드 주사가 큰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5]24-25. 그러나 사람에게서는 제한적인 효과를 보이는 데 그쳤다[6]27-30.
항암제
PVR의 증식성 성질에 근거하여 증식 세포를 목표로 하는 항암제가 PVR의 확장을 제한하는 또 다른 접근법이 될 수 있다. 여러 약물 중에서 5-FU[7][8]와 daunorubicin[9][10] 이 가장 광범위하게 연구되 었다. 하지만 치료 성공률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항암제 사용에서 가장 중요한 장애는 바로 전 신독성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타
전임상 모델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였던 많은 약물들이 대규모 전향적 사람 대상 임상연구에서는 대부분 효과를 증명하는 데 실패하였는데, 부적합한 동물실험 모델, 질병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 부족 그리고 현행 분류체계로는 반영되지 않는 질병 자체의 이질성 등을 실패의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다.
PVR은 여러 세포군, 유리체, 세포외 기질, 사이토카인, 성장인자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는 복잡한 병적 조직반응이다. 따라서 각각을 목표로 하는 치료들을 병합하여 사용하고 신경교 증식증(gliosis) 을 예방하여 PVR을 억제하는 접근법은 가장 큰 성공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합병증
다시 재발하는 것이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25~50% 에서 발생한디. 그 외에도 백내장, 포도막염, 출혈(유리체, 전방, 망막하 또는 맥락막상강)그리고 녹내장 등이 생길 수 있다.
예후
치료 후 해부학적 성공률은 이용한 수술 기법, 알 수 없는 환자의 특성 그리고 수술 의사의 숙련도 등과 같음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해부학적 성공률은 50~90% 로 보고되고 있다. 시력 예후는 망막 박리 기간과 높이, 매체 혼탁 정도, 황반앞막 유무 그리고 알 수 없는 요소들에 영향을 받는다.
참고
- ↑ 망막 5판, 2021 (한국 망막 학회, 진기획)
- ↑ The classification of RD w PVR. Ophthalmology. 1983 Feb;90(2):121-5. 연결
- ↑ Heriot WJ et al. Pigment epithelial repair. Graefes Arch Clin Exp Ophthalmol. 1992;230(1):91-100. [https://pubmed.ncbi.nlm.nih.gov/1547975/ 연결[
- ↑ Anderson DH et al. The onset of pigment epithelial proliferation after RD. IOVS. 1981 Jul;21(1 Pt 1):10-6. 연결
- ↑ Hui YN et al. Corticosteroids and daunomycin in the prevention of experimental PVR induced by macrophages. Graefes Arch Clin Exp Ophthalmol. 1993 Feb;231(2):109-14. 연결
- ↑ Koerner F et al. Postop. retinal fibrosis : a controlled clinical study of systemic steroid therapy. Graefes Arch Clin Exp Ophthalmol. 1982;219(6):268-71. 연결
- ↑ Asaria RH et al. Adjuvant 5-FU and heparin prevents PVR : Results from a randomized, double-blind, controlled clinical trial. Ophthalmology. 2001 Jul;108(7):1179-83. 연결
- ↑ Garcia RA et al. Combined 5-FU, LMWH, and SO in the management of complicated RD w PVR grade C. Ophthalmic Surg Lasers Imaging. 2007 Jul-Aug;38(4):276-82. 연결
- ↑ Wiedemann P et al. Adjunctive daunorubicin in the treatment of PVR : results of a multicenter clinical trial. Daunomycin Study Group. AJO. 1998 Oct;126(4):550-9. 연결
- ↑ Shinohara K et al. Efficacy of daunorubicin encapsulated in liposome for the treatment of PVR. Ophthalmic Surg Lasers Imaging. 2003 Jul-Aug;34(4):299-305.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