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읽기언어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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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읽기언어 상실 (pure alexia, alexia without agraphia)[1]

병인

얼굴인식은 우뇌가 우세하게 기능하는 반면 읽기에는 좌뇌가 우세하게 기능한다. 따라서 오른쪽 방추상 이랑의 병변이 얼굴 인식 불능을 일으킨다면 왼쪽 방추상 이랑의 병변은 순수 읽기언어 상실을 일으킨다고 할 수 있다.

단절 (disconnection) 증후군으로 설명한다[2]. 읽기와 쓰기를 담당하는 피질 영역은 왼쪽 모이랑 (angular gyrus) 인데,왼쪽 후두 측두엽의 병변 때문에 오른쪽 시야는 반맹 상태이고 정상인 오른쪽 후두엽으로 들어가는 시각정보는 뇌들보 병변 때문에 왼쪽 모이랑으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후 기능적 MRI와 MR tractography를 이용한 연구에서 왼쪽 방추상이랑에 위치한 시각 단어 형태 영역 (visual word form area) 이 읽기에 특화된 영역임이 밝혀지고 광범위한 뇌손상에서 이 영역이 병변에 포함될 때 순수 읽기언어 상실이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3].

임상 소견

말하고 대화하고 글씨를 쓰는 데는 어려움이 없고 단지 읽기에서만 장애를 나타낸다. 심지어 환자는 스스로 쓴 글도 읽지 못하는 장애를 보인다. 질병의 심한 정도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서 글을 전혀 읽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글뿐만 아니라 숫자나 기호도 읽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글자는 읽지만 매우 느린 속도로 읽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경우는 읽기 장애 (dyslexia)라 한다. 환자가 읽기에 어려움을 호소할 때 동반된 반맹성 시야장애 때문으로 간주하고 읽기언어 상실을 간과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단어를 읽을 때 걸리는 시간 (word-length effect) 을 측정하면,정상인은 글자당 수 밀리초 (ms), 반맹 환자는 약 160 ms 이내이나,순수 읽기언어 상실은 수백~수천 ms가 걸린다[4]. 배쪽 경로와 연관된 다른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오른쪽 반맹 또는 우상측 사분맹, 오른쪽 시야의 중추 색각 이상, 시각 인식 불능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감별 진단

읽기에는 여러 기능이 복합적으로 필요하므로 다양한 질병을 감별해야 한다. 우선 읽기에 필요한 시력과 중심 5˚ 이내의 시야 장애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중심 5˚ 이내를 포함한 동명성 반맹에서 반맹성 읽기 장애 (hemianopic dyslexia) 가 나타나는데, 이 경우 글의 인지나 처리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 안구 진탕 같은 주시의 어려움도 읽기에 어려움을 일으킨다. 또한 동시 실인증이나 편무시 같은 주의력 장애에서 주의성 독서장애 (attentional dyslexia) 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 하나의 단어는 정상적으로 읽지만 여러 단어를 같이 읽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며 단어뿐만 아니라 다른 사물도 동시에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 감별점이다.

참고

  1. 신경안과학 제 4판, 2022 (장봉린 외, 한국 신경안과 학회, 도서출판 내외학술)
  2. Petersen SE et al. PET studies of the cortical anatomy of single-word processing. Nature. 1988 Feb 18;331(6157):585-9. 연결
  3. Prasad S et al. Higher Cortical Visual Disorders. Continuum (Minneap Minn). 2019 Oct;25(5):1329-1361. 연결
  4. Sheldon CA et al. The word-length effect in acquired alexia, and real and virtual hemianopia. Neuropsychologia. 2012 Apr;50(5):841-51.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