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혈 시신경병증
허혈 시신경병증 (ischemic optic neuropathy)[1]
분류
손상 위치나 원인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 앞허혈 시신경병증 (AION) : 시신경 허혈이 시신경 유두를 침범하여 부종이 관찰되는 경우를 말한다.
- 동맥염성 앞허혈 시신경병증 : 거대세포 동맥염 이 허혈의 원인인 경우를 말하며, 경과가 나쁠 수 있다.
- 비동맥염성 앞허혈 시신경병증 : 저혈압이나 방사선 치료 손상 등 원인이 밝혀지는 경우도 간혹 있으나 대개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
- 뒤허혈 시신경병증 (PION) : 안와, 시신경관, 두개내 부위의 시신경에서 허혈 손상이 발생하여 시신경 유두 부위의 부종이 관찰되지 않는다.
- 당뇨 시신경 유두병증 : 시기능 장애가 거의 없는 시신경 유두의 부종이 나타나는데 병인은 허혈로 추측된다.
혈류 역학 장애에 의한 허혈 시신경병증
전신 저혈압, 혈액 상실, 빈혈 등은 시신경 허혈을 야기할 수 있다. 혈액 상실에 의한 허혈 시신경병증의 흔한 원인으로 소화기나 자궁의 출혈, 관상동맥이나 척추 수술 전후의 출혈을 들 수 있다. 출혈이 없어도 장기 투석 환자에서 만성 빈혈이 혈압을 낮추고 허혈 시신경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 같은 시신경병증은 대개 두 눈에 나타나고 시력 저하가 심한 편이다. PION에 비해 AION이 흔하고 시력 저하는 출혈이나 저혈압 직후에 발생할 수도 있으나 2~3주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뒤늦게 허혈이 발생하는 경우는 혈액 상실 후 레닌-안지오텐신 경로가 활성화되어 섬모체동맥의 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자발 출혈 또는 외상성 출혈 후
수술 관련
심폐 우회술과 요추 수술 후 ION 발생이 대표적이지만 복부, 고관절, 담낭, 부갑상선 수술 후에도 보고된 바 있다. Katz 등의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은 대부분 AION이고 40 대 이상이며 고혈압, 당뇨, 흡연, 관상동맥 질환 등 혈관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었다. 수술 중 또는 이후에 저혈압 또는 빈혈이 나타났다. 반 이상에서 두 눈에 나타나고 50% 이상에서 시력이 0.2 이하였으며 호전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 시신경 유두 부종을 보였는데 며칠 지나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Brown 등은 빈혈만으로 ION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저혈압이 빈혈 환자에게 나타남으로써 시신경병증에 충분한 허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수술 중 저혈압과 빈혈이 생겼을 때 수혈이 지연되는 것도 위험 인자가 된다.
수술 종류에 따른 ION의 양상 차이도 있다. 심폐 우회술 후에 발생하는 ION은 53%가 두 눈에 생기고 71%가 AION 형태이며 동맥 경화, 빈혈 등이 위험 인자이다. 반면 요추 수술 후에는 주로 PION 이 생기는데 수술 중 저혈압 지속, 혈액 상실로 인한 빈혈과 혈량 저하, 장시간 엎드린 자세와 얼굴 쪽 피몰림 등이 영향을 미친다.
수술 중 장시간 엎드린 자세를 취하여 눈이 직접 눌려 부종과 시력 저하가 발생하는 '머리 받침 증후군 (head rest syndrome)'은 얼굴과 안와의 울혈, 부종을 유발하고 주로 망막 중심동맥 폐쇄로 시력 저하가 일어나므로 ION과 감별이 필요하다. 수술 과정에서 출혈을 예방하고자 의도적으로 저혈압을 유지하는 경우에 ION이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으나 매우 드물다. 하지만 젊은 환자, 짧은 시간 동안의 엎드린 자세, 소량 출혈, 정상 적혈구 용적률 (hematocrit), 정상 혈압 등일 때에도 ION 발생이 보고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수술 전후에 발생하는 ION에 대하여 증명된 치료법은 없다.
저혈압
저혈압과 관련된 ION은 혈액 투석을 받는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 주로 발생한다. 혈압 자체가 원인이라기 보다는 이 환자들이 이미 만성 고혈압, 동맥 경화 등으로 인해 시신경 혈관의 자기 조절 기능이 저하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신부전 환자에서 시신경 유두 부종과 함께 급격히 시신경 기능이 감소하는 상황을 '요독 시신경병증 (uremic optic neuropathy)'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일종의 대사 관련 시신경병증으로 신속한 투석과 스테로이드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보고된 증례에는 심한 저혈압 후에 시신경 손상이 회복되지 않은 AION 환자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저혈압으로 인한 시력 저하는 다음의 세 가지 기전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 빈혈이나 동맥 경화가 없는 환자에서 지속적이고 심한 저혈압으로 대뇌 두정엽과 후두엽 분수 구역 (watershed) 경색이 일어나는 경우, 시신경은 대개 손상되지 않는다.
- 동맥 경화 위험 인자가 있는 빈혈 환자에서 짧은 시간 저혈압이 분수 구역 경색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시신경 유두 경색을 일으킬 정도의 허혈을 유발할 수 있다. 임상 양상은 NAION과 같다.
- 동맥 경화 위험 인자가 없는 빈혈 환자에서 저혈압이 허혈성 부종을 일으켜 안와내 시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연막 혈관의 폐쇄를 유발하고 결국 PION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혈압 뿐 아니라 급격한 고혈압이 AION을 유발하는 경우도 보고된다. 혈류 역학 이상으로 발생하는 ION은 아마도 관류압 저하와 시신경을 공급하는 혈관의 자동 조절 기전 이상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 환자들의 상당수가 일반적인 허혈 손상의 위험 인자를 함께 가지고 있어 정확한 병인을 밝히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참고
- ↑ 신경안과학 제 4판, 2022 (장봉린 외, 한국 신경안과 학회, 도서출판 내외학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