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발 시신경 수막종
원발 시신경 수막종 (primary optic nerve sheath meningioma)[1]
역학
시신경 교종 다음으로 흔한 원발 시신경 종양으로, 거미막 융모 (arachnoid villi) 의 수막세포 (meningothelial cell) 에서 기원한다. 대부분 소아에서 발생하는 시신경 교종과 달리, 수막종은 주로 30~50세 중년여성에서 호발한다. 대개 일측성으로 발생하지만 5%의 환자에서는 두 눈에 발생한다.
환자 중 4~7% 가량은 소아인데, 성인에서의 발생 양상과 달리 어린이에서는 성별에 따른 발병 빈도의 차이가 없다. 또한 어린이에게서 시신경 수막종이 발생하는 경우 제 2형 신경섬유종증과 연관 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성인보다 종양의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며 두개내 침범 및 두눈 침범인 경우가 더 많다.
임상 양상
특유의 소견으로는 시력 저하, 시신경 위축, 시신경-섬모체 지름길 혈관이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3가지 소견이 모두 나타난다면 수막종이 비교적 많이 진행된 경우이다[2]. 시신경 수막종은 비교적 저항이 적은 경막하 공간으로 확장하면서 시신경을 둘러싼다. 종양이 성장하면서 축삭형질의 흐름을 저해하고 시신경 혈관을 압박해 시신경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환자는 통증 없이 서서히 진행하는 시력 저하와 더불어 복시, 주시 유발 흑암시를 호소할 수 있으며 두통과 안구 돌출을 동반하기도 한다. 안구 돌출은 비교적 나중에 발생하고 2~5mm 정도로 가벼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돌출 정도와 시력 장애의 정도는 비례하지 않는다.
영상 검사
CT
종양의 전반적인 모양, 석회화, 인접한 골조직의 변화를 보는 데 유용하다. 조영 증강 전 CT 영상에서 수막종은 뇌실질에 비해 대부분 고음영 또는 동일한 음영으로 보인다. 20~50%는 종양 내부나 표면에서 다양한 양상의 고신호 석회화를 보일 수 있는데 이는 종양의 더딘 성장을 반영한다. 조영제를 쓰면 오히려 조영제에 의해 가려질 수 있으므로 조영 증강 전 CT 영상에서 석회화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MRI
진단에 가장 유용하며, 특히 시신경관 내에서 발생하거나 두개강 내로 침범한 병변을 검사하는 데 중요하다. T1, T2 강조 영상에서 정상 뇌조직보다 약간 낮거나 동일한 신호 강도를 보인다. 신경의 주행을 자세히 관찰하려면 가돌리늄 조영제를 주입하고 지방 억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수막종으로 인해 두꺼워진 시신경 주변부는 고음영, 중심부는 저음영으로 보인다.
감별 진단
시신경이 관 모양 대신 방추상으로 커져 있는 경우에는 성인에서 발견된 시신경 교종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시신경 교종은 제 1형 신경섬유종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시신경 수막종은 시신경 교종과 달리 영상 검사 상 시신경의 꼬임은 보이지 않고 종양내 석회화가 보일 수 있다.
영상 검사에서 시신경 주위염이나 거짓 종양에서 보이는 경막의 염증도 시신경 수막종과 비슷한 조영 증강을 보일 수 있다. 그 밖에 거미막낭 (arachnoid cyst), 시신경집의 사르코이드증, 중년의 유방암 환자에서 발생한 전이 시신경 종양도 유사한 영상 소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감별해야 한다. 시신경의 염증성 또는 전이 종양과 달리 시신경 수막종은 통증이 없고 진행이 상당히 느리다는 임상적 차이가 있다. 하지만 진단이 쉽지 않은 경우나, 환자의 시력이 매우 나쁘고 여러 번의 뇌척수액 검사에서 염증성이나 암성 병인을 배제하였고 스테로이드로 시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는 확진을 위해 생검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종양 조절과 시력 호전이다. 시력이 매우 좋거나 시력 저하가 선행되지 않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보존적 방법
대부분의 수막종은 성장이 느리고 두개 내로 퍼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종양의 크기가 작고 환자의 증상 변화가 없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추적 관찰할 수 있다[3][4]. 이는 시력 저하가 거의 없거나 다른 내과적 문제로 적절한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서는 중요한 치료 전략 중 하나이다. 하지만 시신경 교종과 달리 스스로 좋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종양의 성장으로 인하여 시력 저하가 발생하면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시력, 색각, 시야 검사를 최소 6개월 간격으로 하고 MRI 검사도 1~2년간은 6개월 간격으로 하고, 그 이후에는 1년 간격으로 하여 임상적, 영상의학적 변화를 면밀히 관찰한다.
방사선
현재의 일차 치료법이며, 시력 저하가 진행되지만 아직 시력이 남아 있는 경우에 권유된다. 방사선 치료는 1980년대부터 단독으로 또느 아전 적출술 등 후에 추가적 치료로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그 당시에는 합병증 때문에 활발하게 시행되지는 못하였다. 시신경 수막종을 치료하려면 50Gy 정도의 방사선 조사가 필요하였고, 그 정도의 방사선 용량은 시신경, 망막, 뇌하수체, 중추 신경계 등에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방사선 기술의 발전으로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종양 부위에 집중적으로 조사할 수 있게 되면서, 방사선 치료는 시신경 수막종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평갑다고 있다. 조사를 여러 차례로 분할하는 분할 정위 방사선 치료[5]나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 치료 등의 기법이 사용되며 치료 후 많은 수의 환자들이 안정적인 시력과 시야를 유지하고 있다[6].
수술
종양이 시신경 조직과 경막 외에서 기원한 혈관 사이를 가로막으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수막종을 수술적으로 제거하기란 쉽지 않다. 시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손상이 동반되어 심각한 시력 손상 및 실명 뿐 아니라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인 외안근 마비, 눈꺼풀 처짐 등의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3][2][7]. 이전 연구에서 종양이 전방에 위치하며 돌출형 (exophytic) 인 경우 수술적으로 종양을 절제하거나 일부를 제거하는 것이 하나의 치료 방침이 될 수 있다고 제시된 바 있지만, 수술적 제거는 일반적으로 추천되지 않는다.
안와 내에 국한되어 있으면서 외관을 심하게 손상할 정도의 안구 돌출이 있거나 각막 합병증으로 불편감을 초래하는 경우, 또한 종양이 두개 내로 자라나서 반대쪽 시신경이나 교차부를 침범할 위험이 있는 경우 등에서는 종양의 크기, 성장 속도, 남은 시력의 정도 등을 고려해 수술적 제거를 시행할 수 있다[4].
약물
임신 중에 크기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하여, 수막종의 발생과 성장에서 여성 호르몬의 역할이 오랫동안 주목받아 왔다. 현재 알려진 수막종 성장에 관여하는 수용체에는 프로게스테론이나 에스트로겐에 대한 수용체[8], somatostatin[9],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PDGF) 등이 있다. 이들 수용체에 결합하여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들도 연구되고 있다.
참고
- ↑ 신경안과학 제 4판, 2022 (장봉린 외, 한국 신경안과 학회, 도서출판 내외학술)
- ↑ 2.0 2.1 Hollenhorst RW Jr et al. Visual prognosis of optic nerve sheath meningiomas producing shunt vessels on the optic disk : the Hoyt-Spencer syndrome. Trans Am Ophthalmol Soc. 1977;75:141-63. 연결
- ↑ 3.0 3.1 이은경 등, 한국에서의 시신경 수막종 환자의 임상 양상 및 치료 결과, JKOS 2011;52(1):74-85 연결
- ↑ 4.0 4.1 Miller NR. Primary tumours of the optic nerve and its sheath. Eye (Lond). 2004 Nov;18(11):1026-37. 연결
- ↑ Bloch O et al. Fractionated radiotherapy for optic nerve sheath meningiomas. J Clin Neurosci. 2012 Sep;19(9):1210-5. 연결
- ↑ Brower JV et al. Radiation therapy for optic nerve sheath meningioma. Pract Radiat Oncol. 2013 Jul-Sep;3(3):223-228. 연결
- ↑ Miller NR. New concepts in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optic nerve sheath meningioma. J Neuroophthalmol. 2006 Sep;26(3):200-8. 연결
- ↑ Hsu DW et al. Progesterone and estrogen receptors in meningiomas : prognostic considerations. J Neurosurg. 1997 Jan;86(1):113-20. 연결
- ↑ Reubi JC et al. High incidence of somatostatin receptors in human meningiomas : biochemical characterization. J Clin Endocrinol Metab. 1986 Aug;63(2):433-8.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