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각막 짓무름
반복 각막 진무름 (recurrent corneal erosion; RCE)[1][2] 은 임상에서 흔히 접하는 질환으로,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각막 상피의 벗겨짐과 재상피화를 반복한다. 질환 양상은 환자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에 한 번씩 매우 경미한 증상이 생기는 것부터 수시간에서 수일 동안 지속되는 통증이 매우 자주 발생하거나 심지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까지 매우 다양하다.
정상 각막 부착
정상 각막 상피세포의 부착은 상피 바닥세포, 바닥막, 보우만층, 그리고 각막 기질로 이루어진 부착 복합체(attachment complex)라고 알려진 구조에 의존한다. 이러한 부착 복합체는 전자 현미경과 면역조직화학 염색을 통해 반결합체(hemidesmosome), 바닥판(basal lamina), 치밀판(lamina densa), 투명판(lamina lucida), 고정원섬유(anchoring fibril), 라미닌(laminin), 섬유결합소(fibronectin), 그리고 아교질 4형과 7형 등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혀져 있다.
병인
각막 상피와 바닥막 사이, 바닥막과 실질 사이의 바닥막 복합체 (basement membrane complex) 의 약화로 반복적으로 각막의 층이 분리된다.[3][4]. 각막 상피 바닥막의 결손, 유전적 이상으로 비정상적인 바닥막의 축적, 세포 기질 간의 반결합체 (hemidesmosome) 의 약화[5], 고정 미세 섬유 (anchoring fibril) 의 결핍, MMP에 의한 각막 상피 결합체의 분해[6], 제 7형 콜라겐의 결손[7] 등이 그 병인으로 알려져 있다.
역학
30~80세의 성인에게 발생하며, 특히 30~40세 사이에서 가장 흔하다.
원인
- 외상에 의한 각막 찰과상 (45~64%) : 외상에 의해 바닥막이 손상되면 부착 복합체가 정상적으로 재형성되지 않을 수 있으며[8], 때에 따라서는 외상 후 수년이 지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 수술 : 굴절 교정 수술, 백내장 수술, 각막 이식
- 각막 이상증 : 상피 바닥막 이상증 (19~29%), 격자 각막 이상증, 라이스-뷔클러 각막 이상증, 반점 각막 이상증, 과립 각막 이상증, 연소 각막상피 이상증, 수포 각막병증
- 당뇨
증상
단편적으로 발생하며 각각의 진무름 사이에 증상이 전혀 없거나 이환된 눈에 경미한 이물감을 느끼는 정도인데, 특히 건조하고 춥거나 바람부는 환경에서 이물감이 잘 느껴진다. 진무름은 대부분 저녁이나 이른 아침에 발생하고, 갑작스레 찢어지는 듯한 감각을 느낀 후에 예리한 통증, 심한 이물감, 눈물 흘림, 눈부심, 시력 장애 그리고 눈꺼풀 부종 등의 증상이 뒤따른다.
검사 및 진단
질병이 있는 눈에 발생한 외상 병력, 눈을 뜨면서 발생하는 통증, 울퉁불퉁하고 특징적인 회색 상피 병변이 있으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보다 경미한 경우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환된 눈에 발생한 외상 병력이 있거나 경미한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면밀한 세극등 검사가 필요하다. 현미경 검사 시 불빛을 넓고 비스듬하게 비추고 형광물질 안약 투여 전후를 비교하며, 산동된 상태에서 역반사 조명으로 바닥막 이상증이나 이전 진무름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눈꺼풀 위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부착이 약한 상피에 의해 생기는 주름을 확인하거나, 세극등 불빛을 가늘게 하여 재상피화 직후까지 보이는 기질의 갈색 과립을 관찰할 수도 있다.
면밀한 세극등 검사로도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 환자의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통증이 생기면 바로 다시 내원해 검진받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수술적 치료
- 고삼투압 연고 (장기간 밤에 투여) : 수면 중 눈꺼풀이 닫힌 상태에서는 눈물 증발이 줄어듦에 따라 눈물이 저장성으로 변하고 삼투압 차에 의한 물의 이동으로 각막 상피에 부종이 생겨 결과적으로 각막 상피의 부착력이 떨어진다. 안연고를 구성하는 용제는 취침 시 발생하는 급속 안구 운동 중이나 아침에 눈을 뜰 때 윤활제로 작용하여 진무름 발생을 억제한다.
추가로 낮동안 고삼투 점안약을 사용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상적인 부착 복합체가 형성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마지막 진무름이 발생한 후로 적어도 6~12개월 정도는 사용해야 한다. 증상이 좋아져 환자가 자의로 약물 투여를 조기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발하면 부착 복합체의 재형성이 보다 느려질 수 있으므로 꾸준한 약물 투여의 중요성에 대해 환자를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삼투압 제제가 아닌 일반 안연고를 사용하는 경우 효과가 적다.
제품명 | 성분, 함량 | 용량 | 제조사 | 약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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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로 128 점안액 2% | NaCl 20mg | 1ml | 바슈 헬스 코리아 | 130원/1ml |
뮤로 128 점안액 5% | NaCl 50mg | 15ml | 바슈 헬스 코리아 | 2,745원/15ml |
- 콜로이드 삼투 용액 : 효과가 입증된 바 있으며 현재 임상 시험중이다.
- 자가 혈청 안약, 성장 인자 투여 : 오래된 당뇨병 환자나 신경영양 각막염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 스테로이드 점안약, doxycycline 경구 투여 : MMP-9을 억제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으나,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많으므로 투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치료 콘택트렌즈
급성기에 효과적이지만 장기 착용 시 세균성각막염과 저산소증의 위험도2가 있고 치료콘택트렌즈 사용만으로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15 Fraunfelder and Cabezas16가 3개월간의 콘택트렌즈 착용으로 부작용 없이 안전하고 성공적인 치료를 보고하였다.
SCL은 물리적으로 눈꺼풀의 운동으로부터 재형성된 약한 각막 상피를 보호하여 재상피화와 상처 치유를 돕는다. 완전한 상피화가 일어나게 된 경우 하이드로겔 렌즈는 각막 상피의 안정화에 기여하고, 완전히 재형성되는데 몇 개월이 소요되는 반결합체의 형성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완전한 재상피화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치료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대부분의 상피 벗겨짐이 밤이나 아침 기상 시 막 눈을 뜰 때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렌즈의 착용이 권유된다.
이 질환에서 일회용 렌즈는 기존 렌즈에 비해 편하고 가격 대비 효율적이다. Dk/t가 높고 두께가 얇은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를 사용하면 치료 성공율이 높고 각막 부종도 적다. 잘 낫지 않는 RCE나 수술 후 생긴 각막 상피병증을 Lotrafilcon A의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로 치료에 성공한 15예가 발표된 적도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2세대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는 눈에 더 편안감을 준다. 종종 기계적인 창상 절제 및 압박 안대의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 일의 치료 과정이 필요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통증 및 드레싱으로 인한 불편감이 있을 수 있다.
시술 및 레이저 치료
- YAG 레이저 치료 : Geggel은 상피를 제거하고 노출된 기질에 레이저를 조사해 광파괴를 가하는 방법을 최초로 제시했고, Katz 등은 상피 제거를 시행하지 않는 변형된 시술을 제시하였으며, Nd:YAG 레이저 광유발 유착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아직 대단위의 장기간 연구 결과가 보고되지 않았고 전부 기질 천자에 비해 비용이 높지만,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진무름 환자에서 효용 가치가 있는 방법이다.
수술적 치료
반복되는 비수술 치료로도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일상 생활이 어려운 경우 수술 치료를 생각할 수 있다. 진무름의 빈도와 심한 정도, 각막 이상증을 포함한 각막 질환 여부, 진무름의 원인과 위치, 그리고 환자의 요구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 죽은 조직 제거술 : 세극등 현미경에서 점안 마취 하에 면봉이나 끝이 뭉툭한 기구로 쉽게 시행할 수 있다. 부착이 약하고 늘어진 상피를 제거하는 방법이지만, 보우만층이나 더 깊은 기질을 변형시키지 않아 부착력 자체를 증가시키지 않기 때문에 효과는 적다.
- 표층 각막 절제 (superficial keratectomy) : 알코올 또는 다이아몬드 드릴 사용
- 전부 기질 천자 (anterior stromal puncture, ASP) : 일회용 주사 바늘이나 Nd:YAG 레이저를 이용
- 엑시머 치료 레이저 각막 절제술 : ArFl 엑시머 레이저 역시 사용되어 왔다. 엑시머 레이저를 사용하여 보우만층과 기질의 앞부분을 변형시켜 각막 상피가 유착될 수 있는 거친 표면을 형성하는 시술이다. 하지만 치료비가 매우 비싸고 시술자의 경험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임상 결과가 없다. 또한 시술자, 환자의 특성, 레이저 기술에 따라 수술 방법과 성공률에서 많은 차이가 나타난다. 보통, 각막 상피를 제거한 후 보우만층에 엑시머 레이저를 가하게 된다. 수술 후 원시 쪽으로 굴절력이 변하기 때문에, 근시가 있으면서 심한 바닥막 이상증으로 인해 진무름이 발생한 환자에서는 치료 각막 절제와 굴절교정 레이저 각막절제술(PRK)을 같이 시행한다. 수술 후 안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와 항생제 안약을 투여한다.
참고
- ↑ 각막 4판, 2024 (한국 각막 학회, 일조각)
- ↑ Miller DD et al. Recurrent corneal erosion: a comprehensive review. Clin Ophthalmol. 2019;13:325-335.
- ↑ Kirkwood BJ. RCE : characteristics and management options. Insight. 2007 Oct-Dec;32(4):14-7; 연결
- ↑ Ramamurthi S et al. Pathogenesis, clinical features and management of RCE. Eye (Lond). 2006 Jun;20(6):635-44. 연결
- ↑ Tripathi RC et al. Ultrastructural study of non-traumatic RCE. BJO. 1972 Feb;56(2):73-85. 연결
- ↑ Sakimoto T et al. MMP in corneal diseases : degradation and processing. Cornea. 2012 Nov;31 Suppl 1:S50-6. 연결
- ↑ Chen YT et al. The cleavage plane of corneal epithelial adhesion complex in traumatic RCE. Mol Vis. 2006 Mar 23;12:196-204. 연결
- ↑ Goldman JN et al. The BM of the human cornea in RCE syndrome. Trans Am Acad Ophthalmol Otolaryngol. 1969 May-Jun;73(3):471-81.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