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모양 각막염
실모양 각막염 (filamentary keratitis, FK)[1] 은 각막 표면에 탈락된 상피세포와 점액질로 이루어진 실모양체가 형성되는 질환으로 만성적이며 자주 재발하는 특징을 가지며, 근본적인 원인 제거가 어려워 치료가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2][3][4]. 임상적으로 흔하지 않지만 비정상적인 눈물층이나 각막 표면 환경에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이환된 환자는 증상이 매우 심한 것이 특징이다. 실모양체가 형성되는 원인이나 병태생리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실모양체가 변성된 각막 상피세포와 점액으로 이루어져 있고 한쪽 끝이 각막 표면에 단단히 부착되어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실모양체는 각막의 앞쪽 표면에서 작은 젤리 가닥처럼 보이며 크기, 모양, 조성, 분포가 매우 다양하다.
실모양체
모양체의 정확한 구조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실모양체는 변성된 상피세포와 점액의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Tanioka 등[5]은 면역 염색을 통해 각막 상피세포로 구성된 중심핵과 이를 둘러싼 점액, 결막 상피세포, HLA-DR 양성세포들, DNA 파편, 염증세포의 구조를 보고하였다. 임 등[6] 역시 조직 병리검사를 통해 H&E 염색에서 밝게 보이는 핵과 어둡게 보이는 피질로 구성된 중심 섬유 (central fiber) 가 실모양체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데, 변성된 각막 상피세포가 뭉쳐 중심 섬유를 구성하고 안구 표면에 존재하는 점액이 이를 둘러싸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실모양체가 일차적으로 점액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차적으로 상피세포, 지질, 외부 물질이 붙어서 발생한다고 상반되게 보고하였다[7].
병태 생리
비정상적인 각막 표면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사체 각막의 광학 현미경 소견에서 바닥막 바로 아래로 염증 세포와 섬유모세포가 모여들고 바닥막을 통과하여 보우만층을 침범하며 바닥막의 일부가 공포와 원섬유 물질로 대체됨이 밝혀져 있다. 이러한 소견을 바탕으로 바닥막 파괴에 의해 국소 바닥막의 박리가 일어나고, 박리된 바닥막은 점액과 변성된 각막 상피세포의 수용체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 대두된 바 있다. Tabery는 실제 생체현미경적 소견을 바탕으로 상기 소견과 일치하는 결과들을 발표했다.
원인
- 건성 각결막염 : 가장 흔히 연관된 각막 표면 질환으로 눈물 중 점액과 수성층의 비율 변화가 실모양체 형성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수성 눈물부종 환경에서는 결막 술잔 세포의 점액 분비가 늘어나는데, 점액은 탈락된 각막 상피세포를 처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성안에서 실모양체의 형성이 촉진될 수 있다. 눈물 지방층의 양이나 점도가 증가할 경우 점액층이 작은 가닥들로 분해되고 이에 따라 각막 표면에 손상을 일
- 쇼그렌 증후군
- 바이러스성 각결막염
- 이식편대숙주 반응
- 눈꺼풀 처짐
- 신경영양 각막염
임상 소견
가장 흔한 증상은 심한 이물감과 통증이다. 그 외에 눈물 흘림, 눈부심, 눈꺼풀 연축 등을 호소하기도 하며 보통 눈을 깜빡일 때 증상이 악화되고 눈을 감고 있는 동안에는 증상이 경감된다.
FK는 특징적 소견으로 임상 진단하며 흔히 건성안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사도 시행해야 한다. 세극등 검사에서 실모양체는 상피 세포에 붙어 있는 아교 모양 가닥 혹은 돌출로 보이며, 투명 혹은 과립형으로 보이기도 한다. 크기는 0.5~수m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원형부터 길다란 가닥까지 다양한 형태로 관찰될 수 있다. 실모양체는 일반적으로 한쪽 끝이 각막에 붙어 있으나 양쪽 끝 모두 붙어 있을 수도 있다. 바로 밑으로 회색의 작은 상피밑 혼탁을 동반하기도 하나 보통 아래쪽의 각막 기질은 정상이다[8]. 눈깜박임에 의해 실모양체는 표면에서 움직이며 그 길이가 증가하기도 한다. 기계적 죽은 조직 제거술로 실모양체를 제거할 수 있지만 흔히 재발한다[9]. 실모양체는 로즈 벵갈 (rose Bengal) 에 진하게 염색되나 형광 염색에서는 약간 덜 밝게 염색된다. 기저의 상피 결손은 형광 염색에서 매우 밝게 염색되며 돌출된 실모양체는 어둡게 보이는 음성 형광 염색 양상을 보인다.
각막에서 실모양체가 생기는 위치를 통해 FK의 원인 질환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건성안과 노출 각막병증에서는 주로 눈꺼풀틈새에 발생하며, 상윤부 각결막염, 눈꺼풀 처짐, 그 외 오랫동안 눈꺼풀이 감겨 있는 경우에는 흔히 위쪽 각막에서 실모양체를 발견할 수 있다. 전층 각막이식 후에는 주로 이식편내 봉합사 주위나 공여-수여 각막 경계 부위에 발생한다.
치료 : 약물
치료하기 매우 어려우나 치료의 첫 단계는 관련된 위험인자 또는 질환을 인지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치료 결정에 관한 무작위 대조 연구는 없다. 급성 질환 혹은 외상과 관련해 발생한 실모양체는 만성 질환에서 발생한 것보다 치료에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10]. 아주 드물게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도 하나,일반적으로 치료 과정이 상당히 지루하고 환자나 의사 모두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관련 질환의 치료
건성안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질환의 정도에 따라 인공눈물 (점안액, 젤, 연고), 사이클로스포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혈청 등 점안, 눈물점 폐쇄[11], 눈꺼풀 치료, 식단 변경, 테트라사이클린이나 영양제 복용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볼 수 있다. 건성안을 악화시킬 수 있는 항콜린제 혹은 항히스타민제는 가능하면 중지하거나 대체제로 전환한다. 상윤부 각결막염, 단순포진 각막염, 신경영양 각막염 등 관련된 눈질환을 잘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며 관련된 전신 질환 역시 다학제 접근을 통해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인공눈물, 연고
낮에 인공눈물 점안액과 자기 전에 연고를 점안하는 초기 치료는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각막 상피세포를 손상할 수 있는 방부제를 함유하지 않은 인공눈물 점안액을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인공눈물은 상피 장벽 기능을 복원하고 상피가 벗겨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 점도가 더 높은 인공눈물 제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연고 혹은 점도가 높은 인공눈물 제제는 눈물층의 조성을 변화시켜 오히려 실모양체의 생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사용한다.
고장 식염수
고장식염수 점안액과 연고는 실모양 각막염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 Hamilton 등73은 5% NaCl을 하루 3~4회 점안한 환자의 89%에서 1개월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거나 실모양체가 감소 혹은 소실됐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고삼투압 제제의 정확한 작용 기전은 문헌마다 다르게 보고되어 있으나,73 삼투 효과로 결막 사이질의 수분을 끌어내 각막 표면에 공급함으로써 각막 상피세포가 아래 조직과 단단히 유착해 실모양체가 형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하나의 기전으로 제시된 바 있다.
N-아세틸시스테인
눈물 점액층의 점도를 감소시키는 10% N-acetylcysteine 같은 점액 용해제도 실모양 각막염의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으며,보통 5~20% 농도의 점안액을 사용한다.[12] 안과 용제를 구할 수 없는 경우 호흡기에 사용하는 방부제 없는 약제를 점안액으로 사용 가능하며 냉장 보관 하에 3~4주 동안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NSAIDs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NSAID) 인 0.1% diclofenac sodium 점안액 단독 치료 혹은 다른 약제와의 병용 치료 역시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13][14]. NSAID는 염증 세포 혹은 실모양체 바닥에 존재하는 섬유아세포 활성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NSAID의 진통효과는 통증, 자극감, 반사적 눈깜박임을 줄여 실모양체 형성을 줄이는 잠재적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작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 전에 NSAID를 먼저 사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 점안액도 심한 건성안과 실모양체가 발생한 환자에서 안구표면 윤활을 돕는 효과적인 보조제가 될 수 있다. Marsh 등[15]은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일차 혹은 이차 쇼그렌증후군 환자에서 무방부제 1% methylprednisolone 안약을 사용해 자극 증상이 완화되고 실모양체가 소실됨을 보고하였다. 증상이 악화된 환자에서는 단기간 동안 고역가 약제를 'pulse' 용법으로 사용하고 장기 점안이 필요한 경우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역가가 낮은 약제를 사용하도록 한다. 실모양 각막염의 발생에 안구 표면의 염증이 미치는 영향은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으나 스테로이드는 염증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자가 혈청 안약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FK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16]. 자가 혈청은 표면 윤활은 물론 성장인자와 영양분을 제공하고 각막 신경을 회복시키는 등 실모양체가 형성되는 과정의 여러 부위에 작용할 수 있다.
기타
점막 보호제 용도로 사용되는 레바미피드 안약, eledoisin[17]과 같은 약리적 활성 펩타이드, 베타선 조사, 헤파린이나 dextran의 국소 투여, 점액 용해제의 전신 투여 등이 시도되고 있다.
치료 : 시술, 수술
안대 콘택트렌즈 (BCL)
BCL은 실모양 각막염 환자에서 증상을 빠르게 해소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BCL은 눈꺼풀의 마찰력으로부터 각막을 보호하고 상피 바닥막 결손 부위를 덮어 추가 손상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상피 치유 과정에 도움이 된다. Bloomfield 등[18]은 BCL를 사용한 20명의 환자에서 1주일 후 실모양체가 100% 소실되고 재발이 없음을 보고하였다. 인공눈물 점안액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좋고 산소 투과력이 높은 CL을 선택해야 하며, 장기간 CL 착용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한 목적으로 Succinylated collagen bandage lenses (SCBL)[19], 양막 이식편, 형태 유지물 (conformer) 에 부착된 양막 등을 이용한 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공막 렌즈
공막 렌즈 역시 FK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 증상을 경함하고 각막 표면에 눈물 저장소를 제공함과 동시에 수술이나 안구 표면 질환으로 인해 불규칙하게 변형된 각막을 가진 환자에서 시력 보정 방법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Bhattacharya 등[20]은 prosthetic replacement of the ocular surface ecosystem (PROSE) 을 착용한 6시간 후에 실모양체가 소실됨을 보고하였다.
기계적 죽은 조직 제거술
모양체를 기계적으로 제거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나 다른 보조 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재발이 많아 궁극적 치료가 되지는 못한다. Jeweler 혹은 tying 겸자로 제거하며 상피 결손이 생길 경우 새로운 실모양체의 수용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상피 손상이 발생하지 않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모양체를 제거한 후에는 예방적 항생제를 점안한다.
눈물점 폐쇄
심한 건성안이 동반된 경우 아교질 마개, 실리콘 마개, 열 혹은 레이저 소작을 통해 눈물점을 막는 치료가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21]. 눈물점 폐쇄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영구적으로 폐쇄하기 전에 녹는 재질을 사용해 임시로 눈물점 폐쇄를 시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눈꺼풀 처짐 수술
Kakizaki 등[22]은 건성안, FK, 눈꺼풀 처짐이 있는 2명의 환자에서 눈꺼풀 처짐 교정술을 시행해 FK가 호전됐다고 보고하였다.
보톡스 주사
Gumus 등[23]은 통상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FK 환자에서 보툴리눔 독소 눈꺼풀 피부밑 주사가 증상 호전과 실모양체 소실에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보툴리눔 독소는 각막에 미치는 눈둘레근의 장력을 줄이고 눈깜박임의 힘과 빈도를 줄임으로써 FK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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