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릭텐 각결막염

여러분의 안과학 사전, 아이누리!
둘러보기로 이동 검색으로 이동

플릭텐 각결막염 (phlyctenular keratoconjunctivitis, PKC)[1]비감염성 질환으로, 감작된 항원들에 다시 노출되어 생기는 면역 반응에 의해 주변부 각막과 윤부 주위 결막에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염증 질환이다. 플릭텐 (phlyctenule) 이란 용어는 그리스어로 수포를 뜻하는 phlyctena에서 기원한 말로 각막 또는 결막에 작은 결절 모양이 발생한 임상 양상을 가리키는 용어에서 유래했다[2].

역학

2011년 Jo 등[3]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의 PKC의 평균 발생 연령은 18.0세이고, 주로 여성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4]에서 평균 연령은 21.3 ± 10.0세, 모두 여성으로 이전의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여성에서 호발하는 이유는 안구표면의 성 호르몬 수용체의 표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5]. PKC는 각막 윤부 주위에서 주로 발생하며, 발생 위치는 아래 사분면이 가장 많았다.

원인

과거 결핵이 만연했던 시절에는 결핵균 (Mycobacterium tuberculosis) 의 항원에 의한 면역 반응이 주된 원인이었으나 결핵의 유병률이 감소한 현재는 눈꺼풀 피부나 점막에 흔히 존재하는 포도구균 (Staphylococcus aureus)[6] 이 주 원인이 되고 있다. 과거 결핵이 주 원인일 때도 결핵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서 발생한 것은 아니고 주변에 결핵이 만연한 환경, 즉 많은 사람이 결핵을 앓고 있는 환경에서 지내며 결핵에 감염된 사람에서 잘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Candida, Coccidioides, Chlamydia, 단순포진 바이러스[7], 몇몇 기생충[8] 등도 원인으로 알려졌다[9][10][11].

눈꺼풀테 관련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12][13] Suzuki[14]는 플릭텐각결막염이 안 표면 염증질환인 마이봄샘염 관련 각결막염(Meibomitis-related keratoconjunctivitis)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하였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마이봄샘 촬영술 (meibography) 에서 마이봄샘의 부분적인 소실과 위축이 관찰되어 마이봄샘 기능 부전이 플릭텐각결막염의 병인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병인

PKC는 특정 항원에 내한 과민반응에 의해 일어난다. 따라서 균의 항원에 대해 각막 또는 결막의 일차 감작이 일어난 이후 해당 항원에 대해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결핵에 의한 PKC는 결핵의 폐 감염에 의해 면역세포가 감작된 이후 결핵 항원이 혈액을 통하거나 (내인성) 외부롱 통해 (외인성) 각결막에 노출될 경우 발생한다,결핵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에서 PKC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결핵을 앓고 있는 경우, 즉 결핵이 만연한 환경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보고된 점은 외부를 통한 외인성 결핵 항원의 노출이 결핵에 의한 PKC의 중요한 원인임을 시사한다[15][16][17]. 포도알균에 의한 PKC는 포도알균이 피부나 점막의 정상 상재균이기 때문에 다양한 경로로 감작이 가능하다. 이후 눈꺼풀 등에 있는 포도알균의 항원이 균의 외독소 등에 의해 손상된 각결막 상피세포 방어벽을 통과해 지연성 면역반응을 유발해 PKC가 발생하게 된다[18].

면역학적으로 PKC는 균의 항원에 대한 4형 지연성 세포매개 면역반응이다. 플릭텐 생검에서는 단핵구에서 기원한 대식세포나 가지 모양 랑게르한스세포 등이 주로 존재하며 T세포도 관찰되나 미생물은 관찰되지 않았다[19]. 이러한 병리 소견은 전형적인 지연형 과민반응인 피부 투베르쿨린 반응에서 보이는 소견과 아주 유사하다. 염증 침윤 부위의 생검에시는 이상 (aberrant) 사람 백혈구 항원 (HLA-DR4) 발현이 플릭텐의 기저 상피에 존재했으며 투베르쿨린 반응의 각질세포에서도 유사한 이상 항원 발현이 관찰된 바 있다[19].

임상 소견

소아나 젊은이에서는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증상의 강도가 다르다. 결막에 생기는 경우 눈물 흘림, 이물감, 가벼운 가려움 정도를 느끼지만, 각막에 생기는 경우 상기 증상의 정도가 더 심하고 눈부심을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결핵이 원인일 때는 특히 눈부심 증상이 심하여 손에 얼굴을 파묻고 '어두운 곳에 숨는 아이'가 특징적이라는 기술도 있었다. 결막 병변은 각막 윤부 주변의 안구 결막에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그 밖에 다른 안구결막 부위에도 나타나며, 드물게는 눈꺼풀 결막에도 생길 수 있다.

결막 플릭텐

결막 플릭텐은 각막 윤부 주변의 안구 결막에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다른 안구 결막 부위에도 생길 수 있으며 눈꺼풀 결막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전형적으로 각막 윤부 주위 결막에서 지름 1~2mm 정도 크기의 핑크빛 비후된 결절 (pink fleshy nodule) 이 그 주변에 있는 결막 충혈을 배경으로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지만, 크기가 매우 작은 것부터 수 mm 까지 다양할 수 있다. 병변은 며칠 후 결절 중앙부 표층 부위가 회색이나 황색으로 변하면서 떨어져 나가 궤양 형태를 만들며, 이후 궤양 부위가 플루레신에 양성으로 염색되고 시간이 경과하민서 상피화되고 결절도 사라지면서 반흔을 남기지 않고 저절로 치유되는 과정을 밟는다,결절에 따라 궤양이 생기기 전에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염증세포 침윤, 궤양, 결절 소멸의 총 과정이 1~2주에 걸쳐 일어나게 된다.

각막 플릭텐

각막 플릭텐은 일반적으로 각막에 작고 하얀 염증세포 침윤 결절 (infiltrative nodule) 이 윤부에 인접한 각막 주변부에 발생하며 주위 결막에 비교적 심한 충혈을 동반한다. 이 결절은 종종 괴사 과정을 거치면서 주변부 각막 궤양 형태를 띠는데 궤양이 치유되면서 특징적으로 밈변이 윤부와 나란한 삼각형 모양의 앞기질 반흔을 남긴다,염증으로 인해 각막 표층 신생혈관인 판누스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재발할 경우 판누스의 각막 중심부 근처에 발생한다. 위쪽 각막을 주로 침범하는 트라코마와는 달리 각막 플릭텐은 판누스가 주로 각막 아래쪽에 발생하며 불규칙한 경계를 보인다. 반복적인 재발은 소아 환자에서 난시, 시력 저하, 약시의 원인이 될 수 있다[20]. 재발을 반복할 경우 각막을 가로지르는 밴드 모양의 판누스가 형성될 수 있다[21][22]. 흔하지 않지만 각막 플릭텐이 여러 개의 작은 병변으로 전체 각막 표면에 광범위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 드물게 이차적인 각막 천공도 발생한다.

진단

PKC가 의심되면 원인이 될 만한 여러 균을 염두하고 자세한 병력 청취와 가족력에 대한 문진을 시행한다. 포도알균 등에 의한 눈꺼풀염이 있는지 살피고, 결핵이 의심되면 투베르쿨린 검사, 인터페론 감마 분비 검사와 흉부 방사선 사진 촬영 등을 시행해볼 수 있다. 성적 활동이 왕성한 젊은 환자에게는 클라미디아 감염에 대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각막 궤양과 감별하기 어려울 때는 궤양 부위에서 검체를 채취해 균 도말 검사 및 배양 검사도 시행해야 한다.

감별 진단

  • 잘쯔만 결절 변성 : 만성 질환으로 염증 소견이 없으며 병변이 오랫동안 별다른 변화 없이 안정적인 형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봄철 각결막염 (VKC) : VKC는 일반적으로 양안의 가려움, 점액성 분비물, 눈꺼풀 결막의 특징적인 결막 거대 유두가 있어 구별될 수 있다.
  • 염증성 검열반 : 충혈 외에 환자가 자각적으로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고 궤양이 발생지 않으며 3, 9시 방향에 주로 생기고 각막 침범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결절형 상공막염 : 궤양이 발생하지 않고 병변의 이동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궤양을 동반한 각막 플릭텐은 감염 각막염, 헤르페스 각막염 포도구균 가장자리 각막염 등과 유사할 수 있어 감별을 요한다.

예후

가벼운 면역 반응에 의한 대부분의 질환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치료

단기적 치료의 목적은 환자의 염증 증상을 신속히 완화하는 것이다.

  • 점안 스테로이드 : 스테로이드 안약을 4~6/d 시작하고 반응을 보며 1주째부터 횟수를 줄여나간다. (1% prednisolone 점안약, 1일 8회)
  • 국소 사이클로스포린[23][24] 또는 타크로리무스[25] : 스테로이드 의존성 질환의 경우 스테로이드 제제를 감량하거나 중지하기 위해 유지 요법으로 사용해볼 수 있다.
  • 항생제 안약 : 플루형광 염색이 되는 궤양 부위가 존재하는 경우에 2차 세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병용한다.


  • 눈꺼풀염 치료 : 장기적으로 재발이 혼하기 때문에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포도알균에 의한 눈꺼풀염음 치료해야 하며, 눈꺼풀 온열 요법 및 눈꺼풀 마사지, 항생제 안연고 사용을 통해 포도알균의 총량을 줄여야 한다.
  • 결핵 치료 : 결핵과 관련된 경우 내과와 상의해 환자와 주변인들에 대한 결핵 선별 검사 및 치료를 시행한다.
  • 경구 테트라사이클린 : 상기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 좋은 효과를 보았다는 보고가 있으나 8세 미만의 환자, 임산부, 수유부에는 금기이다.
  • azithromycin : 소아의 경우 사용해볼 수 있다.

참고

  1. 각막 4판, 2024 (한국 각막 학회, 일조각)
  2. Chung G et al. PKC and SMK. In : Mannis Mj, Holland EJ, eds. Cornea, 5th ed. Philadelphia : Elsevier. 2021, v. 1. Chap 92
  3. Jo DH et al. Analysis of clinical characteristics in phlyctenular keratoconjunctivitis at a tertiary center. JKOS 2011;52:7-13.
  4. 강동현 등, 플릭텐 각결막염 환자의 눈물간섭계를 이용한 임상양상 분석, JKOS 2020;61(1):1-8. 연결
  5. Suzuki T et al. Expression of sex steroid hormone receptors in human cornea. Curr Eye Res. 2001 Jan;22(1):28-33. 연결
  6. Smolin G et al. Staphylococcal blepharitis. Arch Ophthalmol. 1977 May;95(5):812-6. 연결
  7. Holland EJ et al. Ocular involvement in an outbreak of herpes gladiatorum. AJO. 1992 Dec 15;114(6):680-4. 연결
  8. Jaffery MP. Ocular diseases caused by nematodes. AJO. 1955 Jul;40(1):41-53. 연결
  9. Thygeson P. Observations on nontuberculous PKC. Trans Am Acad Ophthalmol Otolaryngol. 1954 Jan-Feb;58(1):128-32. 연결
  10. Ghosh JB. PKC in kala-azar. Indian Pediatr. 1991 Dec;28(12):1531. 연결
  11. Culbertson WW et al. Effective treatment of PKC w oral tetracycline. Ophthalmology. 1993 Sep;100(9):1358-66. 연결
  12. Suzuki T et al. Phlyctenular keratitis associated with meibomitis in young patients. AJO. 2005 Jul;140(1):77-82. 연결
  13. Farpour B et al. Diagnosis and management of chronic blepharokeratoconjunctivitis in children. J Pediatr Ophthalmol Strabismus. 2001 Jul-Aug;38(4):207-12. 연결
  14. Suzuki T. Meibomitis-related keratoconjunctivitis: implications and clinical significance of MG inflammation. Cornea. 2012 Nov;31 Suppl 1:S41-4. 연결
  15. Biswas J et al. Ocular morbidity in patients w active systemic tuberculosis. Int Ophthalmol. 1995-1996;19(5):293-8. 연결
  16. Thygeson P. The etiology and treatment of PKC. AJO. 1951 Sep;34(9):1217-36. 연결
  17. Philip RN et al. PKC among Eskimos in SW Alaska. I. Epidemiologic Characteristics. Am Rev Respir Dis. 1965 Feb;91:171-87. 연결
  18. Smolin G et al. Staphylococcal blepharitis. Arch Ophthalmol. 1977 May;95(5):812-6. 연결
  19. 19.0 19.1 abu el-Asrar AM et al. Phenotypic characterization of inflammatory cells in phlyctenular eye disease. Doc Ophthalmol. 1988 Dec;70(4):353-62. 연결
  20. Moon J et al. Clinical Characteristics and Therapeutic Outcomes of Pediatric BKC. Cornea. 2023 May 1;42(5):578-583. 연결
  21. Beauchamp GR et al. PKC. J Pediatr Ophthalmol Strabismus. 1981 May-Jun;18(3):22-8. 연결
  22. Fritz MH et al. PKC among Alaskan natives. AJO. 1951 Feb;34(2 1):177-84. 연결
  23. Oworu O et al. Successful treatment of PKC with topical CSA. Cont Lens Anterior Eye. 2013 Oct;36(5):265-6. 연결
  24. Doan S et al. Topical CSA in severe steroid-dependent childhood PKC. AJO. 2006 Jan;141(1):62-66. 연결
  25. Yoon CH et al. Topical Tacrolimus 0.03% for Maintenance Therapy in Steroid-Dependent, Recurrent PKC. Cornea. 2018 Feb;37(2):168-171.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