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 근시

변성 근시 (degenerative myopia)[1] 는 병적 근시 (pathologic myopia) 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질환 명칭으로, 굴절력 -6.0 디옵터, 안축장 26mm 이상의 고도 근시 중 황반을 포함한 후극의 확장인 후포도종과 점진적인 맥락망막변성 소견 등 퇴행성 변화를 동반한 경우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8.0 디옵터 이상의 고도 근시는 보통 안축장의 비정상적인 증가와 시기능의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변성 근시에서 동반하는 황반부의 변화는 회복되지 않는 실명의 중요한 원이 중 하나이다.

역학

근시는 백인을 대상으로 하는 역학조사에서는 약 25% 정도의 유병률이 추정되나 아시아 인종에서는 전체 인구의 50~70%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고학력일수록 근시 비율이 증가하고, 근거리 작업과 관련이 있으며 자연광 노출 시간이 짧을수록 근시로 진행된다고 한다.

전체 근시 인구 중 변성 근시는 27~33.2%의 빈도로 발생하며, 실제 전체 인구에서는 1.7~2.1%의 유병률이 보고되었다. 여성에서 남성보다 빈도가 높고, 아시아계 인종에서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시 인구 전체에 대한 변성 근시의 비율은 이집트에서는 0.2%, 스페인계에서는 9.6% 정 도이지만 일본인에서는 18% 정도로 발생 비율의 차이가 있으며, 일본의 경우 전체 인구의 약 1%가 변성 근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변성 근시 환자의 경우 연령 이 증가함에 따라 근시성 황반 변화가 진행하며 이에 따른 시력 상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노령 인구가 증가 함에 따라 변성 근시가 주요 실명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주요 실명 원인 중 변성 근시가 녹내장, [[당뇨 망막증에 이어 3번째로 빈발하는 실명 원인으로 보고되었으며 나이관련 황반변성 및 백내장과 더불어 5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주요 아시아 국가인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변성 근시가 주요 실명 원인인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변성 근시에 의한 실명과 시기능 장애가 중요한 의료, 사회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병인

근시안에서 발생하는 황반의 병적 변화의 원인은 분명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후극부 공막 조직의 기계적 강도가 약한 유전적 요인을 가진 경우 근시를 유발하는 후천적인 위험 요인(근거리 작업 등)에 의해 과도한 후극부의 확장과 안축장의 증가가 시작되어 후포도종이 형성되면서 황반 부위의 망막-맥락막 조직이 점차 얇아지고 이 부위에 부착된 후유리체와 내경계막 조직이 견인하는 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최종적으로 근시성 황반 위축이나 황반 원공이 발생하거나 중심 시력을 잃게 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유전적인 요인, 환경적 유발 인자에 의한 후부 공막의 기계적 확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다인자성 안질환이라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직병리

공막

후포도종 부위의 공막은 얇아져 있으며 이에 따른 팽창이 관찰된다. 교원질 다발은 얇아져 있으며, 각 교원질 섬유의 직경 감소, 횡문 소실, 공막층판 감소 등이 관찰된다. 근시성 공막에서는 콜라겐 섬유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가늘고 그 수가 감소되어 있으며 섬유간 교질의 비정상적인 증가가 관찰된다.

맥락막과 망막 색소상피 (RPE)

맥락막은 점차 얇아지고 혈관이 부분적으로 없어지면서 맥락막의 색소 세포들도 소실된다. 특히 맥락막 모세혈관이 심하게 얇아져 있는 것이 중요한 병리적 변화이다. RPE는 변성에 앞서 정상보다 편평해지고 커지며, 일부에서는 RPE와 시각 세포들이 뮬러 세포로 치환된다. 부르크막은 얇아지고 갈라지거나 파열되는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맥락막 위축과 동반해서 감각신경세포층이 얇아지면서 황반 위축으로 진행되면서 최종적으로 망막 신경절 세포의 소실이 동반되면서 황반부 두께가 감소하게 된다.

임상 소견

근시 코누스 (myopic conus)

후포도종 (posterior staphyloma)

망막 색소상피 (RPE) 와 맥락막 장애

RPE와 맥락막이 얇아진 범무늬 (tigroid) 또는 무늬 안저 (tessellated fundus) 에서는 큰 맥락막 혈관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큰 맥락막 혈관들은 후극을 가로질러 주행하며 맥락막 동맥은 안구 내로 갈고리 형태의 입구를 보이며 맥락막 정맥은 벌레 모양을 하고 있다. 변성 근시에 서는 맥락막 정맥은 비정상적인 해부학적 분포를 보이는 데 큰 정맥은 황반부를 가로질러 맥락막 정맥의 또아리 형태를 형성하거나 시신경 유두를 감싸며 주행한다.

맥락막과 RPE의 심한 위축으로 맥락막의 혈류가 감소하며, 이로 인해 공막으로부터 들어온 빛이 굴절되고 FA에서 대비 감소를 유발한다. 이러한 굴절은 흑백 안저 촬영의 판독을 어렵게 하고 중심와 무혈관 부위의 정확한 경계를 알기 어렵게 한다. 황반도 얇아지기 때문에 엽황소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황반 소동맥의 방향이 중심와를 찾기 위한 표지물이 될 수 있다.

위축 병변

국소위축 부위는 원형 또는 불규칙한 모양, 작거나 광범위 한 영역, 한 개 또는 여러 개 그리고 황백색을 띠게 되는데, 경계부는 명확하고 색소 침착이 있을 수 있다. 위축 부위에도 다양한 색소 응집이 있을 수 있다. 위축이 진행됨에 따라 황색 또는 백색의 맥락막 혈관이 나타나고 검안경 검사에서는 혈관초 형성으로 관찰된다. 이러한 변화를 맥락막 경화 (choroidal sclerosis) 로 기술하기도 하였으나 맥락막 혈관은 경화가 발생하지 않으며 플루레신으로 조영되므로 위축 부위 상부의 RPE 변화로 인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50대 이후 관찰되는 후포도종을 동반한 근시안은 맥락망막 위축이 잘 발생하는데, 작은 위축 부위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합쳐져서 크고 불규칙한 모양의 위축을 형성한다.

락카칠 균열 (lacquer crack)

근시성 황반 원공근시성 중심와 분리 (myopic foveoschisis)

망막 주변부 변성

고도 근시에서 맥락망막 변화는 후극부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격자변성과 포석상변성이 약 15~30%에서 관찰된다.

Celorio 등은 안축장 32.0 mm 이상의 심한 고도근시보다 26.0~26.9 mm의 중등도 근시에서 격자 변성이 많다고 보고 하였다. Kim 등은 그냥 흰자래white without pressure)가 가장 흔한 병변으로, 색소성 변성, 격자변성, 낭포변성은 안축장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 빈도가 증가하였으나 그냥흰자리, 후유리체 박리, 망막 열공 등은 비례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였다.

유리체 변화

유리체젤 성분은 수분 99%, 수용성 단백질과 히알루론산 0.1%로 구성되어 있다. 유리체 피질에 유리체세포와 2형 교원질 섬유가 주로 분포한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리체내의 히알루론산 분자가 융해하므로 유리체젤의 분해가 일어나고, 교원질망이 불완전하게 되므로 액화 현상이 일어난다. 유리체 액화가 생기면 유리체강내의 수분 함유는 증가되나 유리체젤의 용적은 줄어들어 후유리체 박리 (PVD) 가 발생한다.

근시안의 PVD는 비근시안보다 조기에, 광범위하게 생기며 근시가 심할수록 빈도는 증가한다. 급성 PVD는 유리체-망막 견인에 의한 광시증과 날파리증을 동반한다. 갑자기 후유리체 박리가 진행되는 경우 격자 변성 주변부의 유리체 견인부에서 망막 열공을 유발하면서 망막 혈관 파열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경-중등도의 유리체 출혈이 동반된다. 고도근시안에서 갑자기 발생한 유리체 출혈의 경우 망막 열공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인이 필수적이다.

근시성 맥락막 신생혈관

참고

  1. 망막 5판, 2021 (한국 망막 학회, 진기획)